14일 루닛과 뷰노의 주가는 각각 9만8500원, 2만6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연말인 12월29일 종가 대비 230.5%, 325.5%에 해당하는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전체 코스닥 종목 중 8번째, 18번째에 해당하는 상승률인 동시에 바이오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다.
루닛은 선제적 시장 진출로 확보한 데이터와 굵직한 글로벌 파트너들 누적 성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암 진단 등에 사용되는 영상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항암치료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주력으로 한다. 영상 판독에 AI를 접목해 검사 정확도와 예측률을 높인 서비스에 상장 전부터 후지필름과 제네럴일렉트릭,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한껏 낮아진 가치평가는 지난해 말부터 고개 든 투심 회복과 맞물려 상승 반전 동력이 됐다.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매출액(139억원)과 올해 4월 출시 4년만에 전세계 도입 의료기관 2000개를 돌파한 루닛 인사이트의 확장성은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선 루닛 스코프의 암 환자 치료효과 예측 가능성을 입증하며 추가 동력 기대감을 키웠다.
루닛 보다 1년 늦은 2014년 설립된 뷰노는 제품이 구현한 서비스 희소성이 조명받은 경우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뷰노메드 딥카스'는 AI를 기반으로 심정지를 예측해주는 의료기기다. 입원환자의 전자의무기록 필수 입력 사항인 혈압과 맥박, 호흡, 체온 등을 분석해 상시 밀접 관찰이 어려운 병동에서의 대응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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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특징을 기반으로 지난해 국내 업계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로 선정됐다. 또 비급여 시장에 진입에 따라 최대 3년간 비급여 매출 발생이 가능해 2021년 22억원에서 지난해 83억원으로 껑충 뛴 매출의 상승폭 추가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현장 적용을 통해 임상 근거를 축적할 수 있다는 부분도 중장기적 경쟁력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루닛과 달리 아직 매출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최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딥카스는 이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국내 의료AI 업계 제품 가운데 최초 성과다. 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승인절차 우선순위가 부여되고 전문 심사팀이 배치되는 등 보다 신속한 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AI는 소프트웨어 특성상 데이터베이스(DB) 누적과 그 진화 효과를 무시할 수 없어 신약 못지 않게 시장 진출 속도가 중요하다"며 "1세대 의료AI 기업으로 꼽히는 양사는 해당 부분에 모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루닛은 기술적 뿌리가 다른 의료 AI기업들과 크게 다르다곤 할 순 없지만 선도 기업으로서 누적된 자산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기술을 고도화 한 성과가 구현되고 있다. 신약으로 치면 '베스트인클래스'(계열 내 최고신약)인 셈"이라며 "딥카스를 대체할 제품이 없는 뷰노는 '퍼스트인클래스'(계열 내 최초신약) 포지셔닝으로 각 사별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