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1만원 폭락에 유상증자까지…코로나 끝나니 악재만 가득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06.1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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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단키트 대장주 에스디바이오센서 (9,390원 ▼40 -0.42%) 주가가 올해 들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대금을 갚기 위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투심은 더 악화됐다.

14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전 거래일 대비 400원(2.58%) 하락한 1만51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1만491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49.88% 떨어졌다.



앞서 13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3104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발행주식 수의 19.15%에 해당하는 보통주 신주 2000만주를 발행한다. 예정 발행가격은 14일 종가(1만5110원)보다 비싼 주당 1만5520원이다.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2582억원은 2억달러(약 2700억원)에 달하는 미국 진단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대금 일부를 상환하는 데 사용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진단키트를 넘어 신사업 분야로 진출하고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초 15억달러(약 1조9175억원) 규모의 미국 진단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10억달러(약 1조2783억원)는 회사가 가진 현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5억달러(약 6393억원)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인수금융에 해당하는 금액은 당초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가 각각 60대 40 비율로 출자할 계획이었지만, SJL파트너스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한 내 자금을 모으지 못했다.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한다는 소식에 투심은 더욱 얼어붙었다. 같은 날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계열사인 바이오노트는 유상증자에 2600억원 이내 규모로 참여하겠다고 공시했음에도 얼어붙은 투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상증자 소식이 발표된 뒤 이날 장 초반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는 3%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로나 진단키트 기업들이 약세를 보였지만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낙폭은 더 컸다.

8만→1만원 폭락에 유상증자까지…코로나 끝나니 악재만 가득


통상적으로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주식시장에서 호재보다는 악재로 인식된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비교할 때 신주가 불특정 다수에게 배정돼 기존 주주가 주식 가치 희석 부담을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이번 결정이 향후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기업이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수단"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을 때 얻을 이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거나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기관 투자자에게 인수 타당성을 설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일반공모 방식이 고육지책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던 당시 환율도 1300원대를 상회했다.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60%를 넘어 지분이 조금 희석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회사 측에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공모 방식이더라도 회사가 IR 자료에서도 밝혔듯 부채비율이 감소하고 이자 비용이 절감이 이뤄진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여러 부분을 고려해 일반공모 방식 결정했다"며 "유상증자 참여를 원하는 주주가 있으면 참여하면 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파랗게 질린 진단키트주

진단키트주들은 올해 들어 동반 하락 중이다. 키트 수요가 급감해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돌파구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82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3884억원에서 86.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째 적자다. 씨젠 (24,550원 ▼450 -1.80%)휴마시스 (1,665원 ▲68 +4.26%)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이날 씨젠은 전 거래일 대비 400원(1.65%) 하락한 2만3900원에 휴마시스는 70원(2.66%) 내린 2565원에 장을 마감했다.



8만→1만원 폭락에 유상증자까지…코로나 끝나니 악재만 가득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 진단 업체는 호흡기 진단 키트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 코로나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전체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비슷하거나 소폭 성장을 이뤄냈다"며 "(국내 진단키트주들은) 코로나 이후의 사업 방향성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 재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진단키트 수요가 감소하며 발생한 재고자산도 주가에 부담이 된다.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의 재고 평가손실은 각각 654억3237만원, 4억2786만원, 32억484만원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비용관리"라며 "팬데믹 기간 비대해진 판관비를 대폭 절감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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