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전 거래일 대비 400원(2.58%) 하락한 1만51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1만491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49.88% 떨어졌다.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2582억원은 2억달러(약 2700억원)에 달하는 미국 진단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대금 일부를 상환하는 데 사용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진단키트를 넘어 신사업 분야로 진출하고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초 15억달러(약 1조9175억원) 규모의 미국 진단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10억달러(약 1조2783억원)는 회사가 가진 현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5억달러(약 6393억원)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한다는 소식에 투심은 더욱 얼어붙었다. 같은 날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계열사인 바이오노트는 유상증자에 2600억원 이내 규모로 참여하겠다고 공시했음에도 얼어붙은 투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상증자 소식이 발표된 뒤 이날 장 초반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는 3%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로나 진단키트 기업들이 약세를 보였지만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낙폭은 더 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기업이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수단"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을 때 얻을 이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거나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기관 투자자에게 인수 타당성을 설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일반공모 방식이 고육지책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던 당시 환율도 1300원대를 상회했다.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60%를 넘어 지분이 조금 희석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회사 측에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공모 방식이더라도 회사가 IR 자료에서도 밝혔듯 부채비율이 감소하고 이자 비용이 절감이 이뤄진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여러 부분을 고려해 일반공모 방식 결정했다"며 "유상증자 참여를 원하는 주주가 있으면 참여하면 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파랗게 질린 진단키트주
진단키트주들은 올해 들어 동반 하락 중이다. 키트 수요가 급감해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돌파구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82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3884억원에서 86.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째 적자다. 씨젠 (24,550원 ▼450 -1.80%)과 휴마시스 (1,665원 ▲68 +4.26%)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이날 씨젠은 전 거래일 대비 400원(1.65%) 하락한 2만3900원에 휴마시스는 70원(2.66%) 내린 2565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 진단키트 수요가 감소하며 발생한 재고자산도 주가에 부담이 된다.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의 재고 평가손실은 각각 654억3237만원, 4억2786만원, 32억484만원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비용관리"라며 "팬데믹 기간 비대해진 판관비를 대폭 절감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