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트바이오 "한국 최초 인슐린 개발…美 상업생산 첫삽 뜬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06.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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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국산화 눈앞…"원료 성분 기술 모두 확보"
美 현지에서 운트바이오 기술 호평…"전폭 지원 약속"

지난 4월 12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웨스트버지니아와 운트바이오 간 '인슐린 생산시설 건축 및 지원 계약' 행사에서 짐 저스티스(Jim Justice) 주지사(왼쪽)와 전용수 회장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운트바이오지난 4월 12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웨스트버지니아와 운트바이오 간 '인슐린 생산시설 건축 및 지원 계약' 행사에서 짐 저스티스(Jim Justice) 주지사(왼쪽)와 전용수 회장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운트바이오


"셀트리온이 처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한다고 했을 때 성공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죠. 한국에서 바이오시밀러를 할수 있겠냐고요. 운트바이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벤처가 인슐린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생산한다니 의심의 눈초리가 있겠죠. 하지만 이미 미국에서 검증을 마쳤습니다. 세계 인슐린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 운트바이오가 인슐린 국산화의 길을 열겠습니다." (전용수 운트바이오 회장)

운트바이오는 자체 기술로 인슐린 원료와 완제품을 개발하고 상업 생산에 도전하는 토종 바이오다. 그동안 세계 최대 인슐린 시장인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올해는 그간의 노력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원년이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인슐린 제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설계 작업에 한창인 운트바이오의 전용수 회장은 15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 연말 기공식을 개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최초 인슐린의 미국 상업 생산이 눈앞으로 다가왔단 선언인 셈이다.

인슐린 국산화 눈앞…"원료 성분 기술 모두 확보"
전 세계엔 약 5억3700만명(2021년 기준)의 당뇨 환자가 있다. 인슐린에 의존하는 당뇨 환자는 7000만명에 달한다. 생활 및 식습관의 변화 등 영향으로 당뇨 환자는 갈수록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인슐린 수요 역시 함께 늘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인슐린 시장은 2025년 4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슐린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3~4개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00% 수입에 의존한다. 과점 시장이라 가격을 낮추기 쉽지 않은 구조다.

운트바이오는 여기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일종의 블루오션이라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비교적 쉽게 시장에 침투할 수 있다. 더구나 미국 정부에서 인슐린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시장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인슐린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있다면 개발과 허가 과정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단 의미다.

운트바이오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슐린 연구에 돌입했다. 인도에서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인슐린 제조에 성공한 핵심 연구인력과 조직을 통째로 영입하고 수석과학자그룹을 꾸렸다. 이후 더 진보한 방식의 셀라인(씨앗세포) 및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인슐린 제조에 필요한 모든 성분에 관한 기술을 확보하고 검증을 마쳤다.


전 회장은 "운트바이오는 인슐린을 만들기 위한 모든 세포 및 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샘플을 제작해 POC(Proof of concept, 개념 검증)까지 완료했다"며 "대조시험 결과 기존 인슐린과 약효에 차이가 없는 데다 순도가 더 높단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용수 운트바이오 회장. /사진제공=운트바이오전용수 운트바이오 회장. /사진제공=운트바이오
전 회장은 운트바이오가 정말 인슐린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겠냐는 세간의 의구심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실제 주변 의사 친구 중에도 한국 회사가 인슐린을 하겠냐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인슐린 제조가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슐린은 합성의약품이 아닌 유전자 재조합 바이오 의약품으로 대장균이란 세포 속에 인슐린 DNA를 집어넣고 그 대장균을 키운 뒤 성장한 대장균에서 자란 인슐린을 분리 정제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친다"며 "더구나 대형 생산설비가 필요한 일종의 플랜트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美 현지에서 운트바이오 기술 호평…"전폭 지원 약속"
운트바이오는 의심의 눈초리를 극복하기 위한 반전의 계기를 미국에서 찾았다. 전 회장은 "운트바이오가 확보한 인슐린 기술을 미국에서 먼저 검증하고 경쟁력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인슐린 제조 공장을 짓기 위한 자금을 투자받기 위해 지난해 미국을 찾았다 뜻밖의 소득을 얻었다. 인슐린 시장을 과점한 일부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할 후발 기업이 필요한 미국에서 운트바이오의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정부와 여러 의과대학 부속병원이 함께 운트바이오의 인슐린 기술을 점검했다.

전 회장은 "웨스트버지니아주 정부와 의과대학 전문가들이 운트바이오의 인슐린 제조 기술을 검증한 뒤 기존 방식보다 수율(단위 시간당 인슐린을 뽑아내는 정도)이 2배 뛰어나고 공정을 40% 단축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인슐린 원가 경쟁력이 2~3배 높아진다며 웨스트버지니아주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운트바이오의 현지 생산 공장 건설과 관련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후 운트바이오는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와 경제개발부 장관을 직접 만나 현지 생산공장 건설과 관련한 정부 특혜(grant) 보조금과 금융 혜택 등 지원에 대해 합의했다. 또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약 3만2000평 규모의 인슐린 생산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전 회장은 "이는 모두 웨스트버지니아주 정부에서 정식 발표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내년 나스닥 도전…글로벌 톱10 바이오 목표
운트바이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부티크 투자은행(IB) 알렌앤컴퍼니(Allen & Company)가 대주주인 나스닥 상장 기업과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한 투자의향서(LOI)까지 체결했다.

전 회장은 "나스닥 합병 회사의 사명은 운트바이오로 하기로 했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투자 계약과 국제회계기준 변경 등 작업이 완료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나스닥 입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운트바이오는 미국 현지에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로부터 기술을 평가받았는데 약 1조5000억원이 책정됐다. 여기서 운트바이오의 인슐린 기술이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을 가능성을 6~10%로 예상하고 기업가치를 약 1500억원으로 매겼다.

전 회장은 "지금은 미국에 연구소도 설립하고 생산공장을 위한 부지까지 확보한 데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정부의 지원까지 합의했기 때문에 FDA 통과 가능성이 훌쩍 높아졌을 것"이라며 "올해 다시 가치평가를 진행할 계획인데, FDA 허가 가능성을 30%로 가정할 경우 4500억원 정도 밸류에이션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미국 투자회사 코스톤캐피탈로부터 5000만달러를 투자받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투자 계약을 완료(딜클로징)하기 위한 일부 과정이 남아있는데 올 하반기부터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새로운 길을 가고 싶다는 철학으로 인슐린 국산화에 매진하고 있다며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엔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와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등 제약 산업의 지평을 연 훌륭한 롤모델이 있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란 새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운트바이오가 글로벌 인슐린 시장에서 써나갈 성공 스토리를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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