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튜디오앤뉴
연극배우 출신인 김선호는 2020년 드라마 '스타트업'으로 스타덤에 오른 뒤 이듬해 '갯마을 차차차'로 '로코 프린스' 반열에 올라섰다. 여기에 KBS 2TV 예능 '1박2일 시즌4'까지 대박이 터지며 최전성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며 데뷔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출연이 예정되어 있던 차기작 영화들에서 줄줄이 하차당하며 활동 중단 상황에 놓인 것.
김선호야 말로 '귀공자'를 살린 '구원자'였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는 '귀공자'에서 인생 일대 열연을 펼치며 박훈정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영화의 완성도 면에선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있지만 김선호의 연기에 대해선 호평일색이다. 이전에 없던 광기 어린 매력을 폭발해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총기부터 와이어, 카 체이싱 등 고난도 액션 연기도 기대 이상으로 완벽히 소화해내며 '차세대 액션스타' 탄생을 예감케 했다.
그럼에도 '귀공자' 팀의 김선호를 향한 신뢰는 굳건했다. 김선호는 "박훈정 감독님과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장경익 대표님이 먼저 저를 불러다가 물어보셨다. 감독님께서 최근 (제작 발표회에서 저를 대체할)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고민하셨다고 그러시는데, 저는 사실 처음 듣는 얘기다(웃음). 저한테는 그런 말 없으셨다. (그 당시엔) 그냥 절 앉혀놓고 '괜찮아? 어때? 할 수 있겠니?' 라고만 물어봐 주셨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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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선호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한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제 입장에선 죄송한 마음이 컸고, 그분들께 더는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컸다. 처음엔 죄송한 마음이 앞섰지만 배우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연기밖에 없지 않나. 정말 열심히 임했다. 연기라는 게 누군가는 초록색, 누군가는 푸른색이라고 하고 정해진 답도 평가도 없지만 그 시간들을 최대한 귀 기울여 놓치지 않고 공들여서 표현하려 했다. 박훈정 감독님이 정말 고마우니까, 나한테는 좋은 사람이니까"라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그는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며 "저를 챙기는 건 두 번째였고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기에 바쁜 순간들이었다. 박훈정 감독님이 불러주시고, 연극 무대에도 서며 최선을 다하다 보니까 힘든 시간들이 조금은 건강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기다린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선호는 "팬이 있다는 건 배우에게 정말 고마운 일이다. 배우가 배우로 설 수 있게 해주시니까. 아무리 연기를 열심히 해도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불행한 일이다. 연기를 즐겁고 감사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 정말 고마운 일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사회 이후 김선호의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연기 변신에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좋은 결과물이라기보다 감사한 결과물이 나왔다. 좋은지 안 좋은지는 관객분들의 평가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다만 최선을 다한 만큼 '귀공자'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선호는 "제가 방송에 많이 노출된 배우이다 보니, '귀공자'는 완전한 연기 변신보다 저에서 출발하는 면이 있어 거부감이 조금 덜 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정극 누아르가 아닌 변칙도 있고 위트와 의외성이 있어서 혹여 거부감이 들더라도 2분 정도만 있지 않으실까 기대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정장 바지가 찢어지도록 달리고 또 달리고, 고소공포증에도 고가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는 투혼을 불살랐다. 김선호는 "극 중에서 귀공자가 굉장히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신이 있다. 저도 처음엔 '고가다리에서? 죽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물론, 안전장치가 다 잘 되어 있지만 제가 고소공포증이 있다. (그래서) 이건 실화인데 (촬영 당시) 눈물이 좀 났다. 근데 사람이라는 게 적응의 동물이니까 감각이 없어지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선호의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는 오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