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처럼 中 싱하이밍 대사도?...'외교적 기피인물' 뭐길래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3.06.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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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루사일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8일 (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36년만에 정상에 오른 뒤 월드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루사일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8일 (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36년만에 정상에 오른 뒤 월드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년 전 일본 외교관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이란 망언을 한 것을 계기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데 이어 이번엔 '미국 승리에 베팅'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사태가 한중 관계 경색으로 이어질지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여권이 싱 대사에 대해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PNG) 지정을 정부에 요구하면서 PNG에 관심이 쏠린다.



PNG는 외교관을 상대로 면책 특권을 무력화하고 강제 추방하는 강경 조치다. 해외 사례를 보면 외교관이 아니어도 여론의 공분을 산 인물이 PNG 지정 요구를 받을 때가 있다. 작년 월드컵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경기장 라커룸에서 멕시코 유니폼을 발로 건드리는 듯한 동작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전파되면서 멕시코 여당 측이 메시를 PNG로 지정하라고 멕시코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메시 측이 SNS상의 영상 논란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음에도 멕시코 정치권이 메시를 도마에 올린 것이다. 다만 메시와 같은 스포츠 스타는 애초부터 외교관과 달리 면책 특권이 없기 때문에 PNG 지정 요구는 상징적 제스쳐로서의 의미가 크다.



대통령실은 13일 싱 대사와 관련, 중국 정부를 향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중국 정부 스스로 싱 대사를 본국에 소환하길 기대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조치를 거부했다. PNG 지정은 중국 정부의 조치가 없더라도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주한 외교관 '막말 흑역사' 보니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 공사가 13일 오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 관련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로 초치되고 있다. 2021.7.13/뉴스1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 공사가 13일 오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 관련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로 초치되고 있다. 2021.7.13/뉴스1
싱 대사처럼 부적절한 외교적 언행으로 주한 외교단이 지탄을 받은 사건은 2021년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가 국내 언론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대일 외교노선을 두고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을 하고 있다"고 말했던 사례가 있다.

당시 외교부는 PNG 지정까지 나아가진 않았지만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으며 일본 정부는 소마 공사를 본국에 소환했다. 2005년에는 다카노 도시유키 당시 주한 일본대사가 '독도는 일본 땅' 발언으로 한국 내에서 PNG에 지정하라는 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싱 대사의 후임으로 외교가 안팎에서 거론되는 천하이 주미얀마 중국대사도 한국을 상대로 고압적 태도를 보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중국 외교부 부국장 시절 천 대사는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계획에 반발해 "소국이 대국에 대항해서 되겠느냐"는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논란의 발언을 했던 장본인이다.

심지어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올해 4월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해협 관련 발언에 대한 반발 성격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PNG 지정하면 PNG로 반격 당한다?…독 VS 러 PNG 공방전 보니
페르소나 논 그라타 규정을 다룬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9조. 1항은 "접수국은 언제든지 그리고 그 결정을 설명할 필요 없이 공관장이나 또는 기타 공관의 외교직원이 '불만한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이며, 또는 기타의 공관직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고 파견국에 통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 파견국은 적절히 관계자를 소환하거나 또는 그의 공관직무를 종료시켜야 한다. 접수국은 누구라도 접수국의 영역에 도착하기 전에 '불만한 인물' 또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로 선언할 수 있다." 2항은 "파견국이 본조 제1항에 의한 의무의 이행을 거절하거나 또는 상당한 기일내에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접수국은 관계자를 공관원으로 인정함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페르소나 논 그라타 규정을 다룬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9조. 1항은 "접수국은 언제든지 그리고 그 결정을 설명할 필요 없이 공관장이나 또는 기타 공관의 외교직원이 '불만한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이며, 또는 기타의 공관직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고 파견국에 통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 파견국은 적절히 관계자를 소환하거나 또는 그의 공관직무를 종료시켜야 한다. 접수국은 누구라도 접수국의 영역에 도착하기 전에 '불만한 인물' 또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로 선언할 수 있다." 2항은 "파견국이 본조 제1항에 의한 의무의 이행을 거절하거나 또는 상당한 기일내에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접수국은 관계자를 공관원으로 인정함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인접국 외교관이면서 적잖은 설화를 일으켰던 주한 일본, 주한 중국 외교관을 상대로 우리 정부가 PNG에 나선 사례는 없다. 그동안 우리 외교 당국은 1998년 주한 러시아 대사관 직원 1명을 PNG로 지정하고 추방했던 것을 제외하면 PNG 지정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 정부가 민감 정보 수집 혐의가 있다고 지목한 주 러시아 한국 대사관 직원 1명을 PNG로 지정하고 추방하자 한국 외교통상부(현 외교부)는 러시아 측의 PNG 지정이 부당한 조치라고 반발하며 맞대응한 성격이었다.

PNG란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근거해 상대국의 자국 내 외교관 지위를 박탈하고 추방하는 강경 조치다. 해당 협약상 '접수국은 언제든지 그리고 그 결정을 설명할 필요 없이 공관장이나 기타 공관의 외교직원이 페르소나 논 그라타이며, 또는 기타의 공관 직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고 파견국에 통고할 수 있다'는 규정이 근거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NG는 주로 스파이 행위 등 주재국에서 범죄를 일으킨 혐의가 있는 외교관에게 지정된다. 하지만 포괄적인 항의 수단으로 PNG 지정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일례로 지난해 4월 독일 정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며 독일 주재 러시아 외교관 40명을 PNG로 지정하고 추방했다. 그러자 러시아도 맞대응 조치로 같은 수의 독일 외교관에게 동일 조치를 내렸다.

해외 사례에 비춰보면 한 나라가 상대국 외교관을 PNG로 지정할 경우 상대국에 주재하는 자국 외교관도 추방되는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나 외교부가 PNG 지정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으로 대중 무역이나 재외국민 안전 등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싱하이밍 PNG론'에 유보적 반응을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싱 대사는 지난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것 같은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는 등 무려 15분에 걸쳐 윤석열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판하며 불거진 고압적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정부는 싱 대사의 행동을 두둔하는 입장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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