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환-이상이의 우직한 맨몸액션이 주는 쾌감, '사냥개들'

머니투데이 정명화(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3.06.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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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피땀눈물이 담긴 잽과 펀치로 시청자 마음 열다

사진제공=넷플릭스사진제공=넷플릭스


화려한 기교나 그래픽은 없다. 배우들의 성실한 액션과 그것을 충실하게 담아낸 카메라가 있을 뿐. 미끈하고 능수능란하지는 않지만 잔꾀 없이 묵묵하게, 그리고 뚝심있게 맨몸액션의 쾌감을 전달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감독 김주환)은 네이버 웹툰 ‘사냥개들’을 원작으로 한다. 2019년부터 1년여에 걸쳐 연재된 85화 분량 액션물로 빛에 인생을 저당잡힌 세 명의 젊은이들이 떼인 돈을 수금하는 ‘사냥개들’이 되면서 사채업계에 발을 들이고 그곳을 장악한 악의 세력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8화의 에피소드로 선보인 '사냥개들'은 '청년경찰', '사자'의 김주환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시리즈물이자 첫 OTT 플랫폼과 협업한 작품이다.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두 남자 주인공들이 짝을 이뤄 의기투합하고 역경과 고비를 함께 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버디물의 외형을 띠고 있다. '사자'에서 김주환 감독과 작업한 우도환이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사냥개들'을 선택하며 돈독한 인연을 어어갔다. 여기에 연기파 유망주 이상이가 합류해 버디물의 외형을 완성했다. 액션 트레이닝과 함께 몸을 불린 두 배우의 노력은 작품 내내 오롯이 빛을 발한다. 우직하고 빠르게 치고 빠지는 주먹 한 신 한 신에 고된 훈련의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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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웹툰을 영상으로 옮긴 '사냥개들'은 보통 사람들이 잘 알지 못했던 사채업계를 배경으로 한다. 복싱과 해병대라는 공통점으로 친구가 된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이 악질 사채업자 김명길(박성웅)로 인해 사채업계에 들어선다. 여기에 몸이 아픈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자 없이 돈을 빌려주는 최사장(허준호)과 그가 거둬 가족처럼 키운 고아 현주(김새론)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김명길이라는 거대한 악의 축에 맞서는 건우와 우진, 현주. 그리고 김명길과 오랜 악연을 가진 최사장과 그를 보필하는 사채시장의 숨은 실력자들이 힘을 더하며 '누군가 죽어야 끝나는' 전쟁이 시작된다.

'사냥개들'은 착하고 순수한 주인공 건우의 삶을 비추며 조금 느린 템포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건우의 성실하고 순진함만큼 서정적인 영상으로 두 주인공의 인연을 만들어가던 드라마는 사채업자 명길과 건우가 만나는 1화 후반부부터 급물살을 탄다. 여기서 박성웅은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보아오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차원 더 지독하고 서늘한 악역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작품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사진제공=넷플릭스사진제공=넷플릭스
주연을 맡은 우도환과 이상이는 말끔히 덜어낸 체지방만큼 작품 속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매 액션 신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타격감과 리얼한 몸짓은 작품에 임하며 두 배우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가늠케 한다.

그동안 날카로운 외모로 도회적이고 날 선 역할을 주로 연기했던 우도한은 순수하고 우직한 복서 '건우'를 현실감있게 그려냈다. 이상이 역시 느물거리고 가벼워보이지만 신의를 지키는 의리남 우진을 맞춤옷을 입은 양 이질감 없이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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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과 이상이의 호연을 비롯해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재벌2세 역을 맡은 최시원은 세상 무서울 것 없는 거만한 모습부터 겁에 질려 비굴한 모습까지 다양한 얼굴을 그려낸다. 최사장을 보좌하는 전설의 칼잡이들로 등장해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해영과 류수영의 액션 연기 도전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웃음과 스릴, 액션 등 8화의 에피소드 동안 긴장과 웃음, 액션의 수많은 잽을 날리며 대미를 향해 달려가던 '사냥개들'은 후반부에 들어서며 빠르게 스토리를 봉합하며 결말을 내놓는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김새론이 중후반부에 하차하며 생긴 스토리의 허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김새론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캐릭터 양궁소녀(정다은)의 등장과 호쾌한 권선징악의 마무리로 사이다를 선사하며 아쉬움을 상쇄시킨다. 각종 최신 무기의 화력이 아니어도 충분히 박진감을 느끼게 해준 맨몸 액션물 '사냥개들'. 우도환과 이상이의 멋진 케미를 시즌2로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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