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경의 등 국철·도시철도 지상 구간 따라 지역별 공간 재구축정부와 서울시는 지상철도 부지를 중심으로 주변 일대를 하나의 공간축으로 개발하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첫 사업지는 서울역과 용산역을 관통하는 경부선 지상 철로 구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상부에 놓인 선로가 27개에 달해 부지가 가장 넓고, 시내 중심부라는 상징성이 있어서다. 서울시는 앞서 서울역~용산역 구간에 대규모 녹지공원을 조성하는 계획 등을 밝히기도 했다.
다른 지상철도 구간별도 지역 특성을 살린 공간 육성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경인선 구로~온수 구간은 복합 물류·유통공간으로, 경의선 서울역~수색 구간은 신촌, 상암 등을 연결해 대학가와 미디어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문화산업 공간으로 구상 중이다. 녹지 등 친환경 공간도 마련된다. 경원선 용산~청량리 구간은 한강변을 따라 연결하는 수변공간으로, 경춘선 청량리~신내 구간은 동북권 여가문화 공간으로 구축된다. 나머지 도시철도 구간도 상업·업무, 첨단지식산업 등 다양한 도시기능을 연계해 공간 육성 방향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같은 지상철도 지하화에 따른 공간축 개발 구상이 구체화되면 기존 도심 철도차량 기지 개발 계획과 함께 상승효과(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용산·수서 철도차량 기지 등을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야드나 파리 리브고슈처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엔 시가 관리하는 수서차량기지 등 9개 철도차량기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맡고 있는 수색차량기지 등 6개 철도차량기지가 있다.
낙후된 철도 시설과 주변 지역을 하나의 공간축으로 묶어서 통합·개발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홍콩은 1985년부터 철도건설과 역세권 부동산 개발을 연계한 복합개발을 시행해왔다. 철도건설의 재원은 철도역과 연계한 부동산 개발을 통해 조달하고, 부동산 개발수익을 신규 노선 건설사업 재투자하는 구조가 정착됐다. 일본은 '대도시지역 택지개발 및 철도정비의 일체적 추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마련해 택지개발과 철도건설사업 추진을 통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련법 제정에 이어 정부의 철도지하화사업과 연계한 상부공간 통합개발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