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큰손'들 지난달 싹 팔았다…'실탄' 어디 쓰려고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3.06.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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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p 금리인상에도 '메가캡 8종목' 상승장 견인…6월 FOMC가 증시 최대변수

지난 2일(현지시간) 촬영된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습. /AFPBBNews=뉴스1지난 2일(현지시간) 촬영된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습. /AFPBBNews=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25%p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난달 미 증시 '큰손'들이 지난해 월 평균치의 2배에 가까운 물량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결정에 또 한번 시장이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보도를 종합하면 뉴욕증시 S&P500 지수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4293.93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10월 3577.03까지 추락한 이후 3800~4200 박스권에 갇혀있다가 지난달 초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기업과 사모펀드 등 큰손들이 대거 물량 매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WSJ에 따르면 사모펀드 두빌리에 앤 라이스는 신생 헬스케어 기업 애질론 헬스 주식 20억 달러어치를 지난달 매도했다. WSJ는 "최근 1년 거래 중 가장 많은 매도 물량"이라며 "두빌리에 앤 라이스 측에서 매수자를 모집하기 위해 '애질론 주식을 더 이상 매도하지 않겠다'는 특이한 조건을 붙였다"고 전했다.

뒤이어 인텔이 이스라엘 자율주행 기술 제조업체 모빌아이 주식 16억 달러어치, 제너럴일렉트릭(GE)이 자회사 GE헬스케어 주식을 20억 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미국 금융기업 AIG도 보험사 코어브릿지 파이낸셜 주식을 팔아 10억 달러를 현금화했다.



큰손들이 매도에 나선 것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확보가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스 캔톤 JP모건 본부장은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서 예상해볼 때 지금이 거래 시점이라고 본 것 같다"며 "지금 물량을 매도하면 외부자금을 반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WSJ는 이번 물량 매도 후 사모펀드들이 평소와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WSJ는 "기업공개(IPO)와 M&A 시장 모두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 저평가된 기업을 사들여 가치를 키운 뒤 되파는 투자는 어렵기 때문에 부채 상환 용도로 자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상승장은 시가총액 2000억 달러를 뛰어넘는 메가캡 8종목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일과 31일 주가를 비교하면 △알파벳 클래스A와 C는 각각 15.67달러와 15.66달러 △마이크로소프트 22.83달러 △테슬라 42.1달러 △넷플릭스 71.11달러 △엔비디아 89.24달러 △메타플랫폼스 21.54달러로 모두 상승을 기록했다. CNN은 "AI 붐에 힘입어 테크 주가 상승했다"며 "미국 부채한도 위기 해소와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는 14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 웰스파고의 사미어 사마나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CNN 인터뷰에서 "상승장이 열렸다고 무조건 단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하락장에서 나타나는 반등세는 아닌지 거리를 두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켓워치도 "호주중앙은행에 이어 캐나다중앙은행도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연준이 다시 한 번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래닛 셰어즈의 CEO 윌 린드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연방기금금리 선물 중 70%만이 금리동결을 예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UBS글로벌웰스 매니지먼트의 레슬리 팔코니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여전히 금리인상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13일에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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