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 NICE신용평가(나신평),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등 신평사 3사는 정기 신용평가를 진행 중이다. 신평사는 1년에 2번(6월, 11월) 신용등급을 정기적으로 재평가하는데 지난해 연간 실적이 6월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변동되는 기업 수가 많은 편이다.
롯데그룹 향방 쥔 롯데케미칼, 1분기 실적은 선방이 중 롯데그룹 신용등급의 키를 쥐고 있는 곳은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화학 시황 부진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다, 올해 일진머트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 완료하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NCC건설 프로젝트, 롯데GS화학 설비 신설 등으로 2022~2024년 연평균 투자 지출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763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신평사들로부터 "등급 하향 압력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1분기에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점은 긍정적이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영업손실이 262억원으로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에(영업손실 1421억원) 비하면 선방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기점으로 석유화학 시황은 반등하고 있다"며 "글로벌 전방수요 둔화와 역내 신규 증설이 부담스럽지만 최악의 구간은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올 2분기부터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도 연결에 편입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6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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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4대 은행과 금융협약 맺고 롯데건설 PF 위험성 줄어롯데지주와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 4월 4대 은행과 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협약을 맺은 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협약에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바이오로직스 총 6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앞으로 △2차 전지소재 △수소·암모니아 △리사이클·탄소저감 △바이오 등 미래 핵심사업 투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향후 신사업 투자 계획에 문제가 없도록 은행과 미리 손잡아 시장에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금경색 우려가 있었던 롯데건설도 위기감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롯데그룹이 유동성을 지원해 준 데 이어 올해 14년만에 모든 금융권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주단 협약'이 체결되면서 일부 사업장의 부도가 연쇄 부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롯데건설을 포함해 대형 7개 건설사들의 1분기 PF 사업장연대보증(채무인수 포함) 규모도 7조3855억원으로 3개월 간 10.1% 감소한 상태다.
올해 정기평가에서는 등급 전망을 유지한 채 조용히 지나갈 가능성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롯데물산, 롯데렌탈, 롯데캐피탈, 롯데하이마트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했다. 이 중 한신평이 '부정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곳은 롯데하이마트 한 곳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영업적자, 경쟁 심화 등이 부정적인 요소지만 지난해 영업권 손상으로 부채비율이 저하됐고 롯데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김수민 한신평 연구원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더라도 최대 2년까지 유지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인 재무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