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메트릭스, 방사선 검출 섬광체 국산화.."암환자 희소식"

머니투데이 박새롬 기자 2023.06.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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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은 무색 무취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방사선에 과도하게 노출될 수 있는 까닭이다. 방사선을 정확히 측정하면 암 치료, 에너지 생산, 물체 구조 및 결함 측정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정량의 방사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방사선 검출 시 다양한 물질이 사용되는데 그중 하나가 '플라스틱 섬광체'다. 값싸고 제작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방사선 검출용 플라스틱 섬광체는 광센서가 방사선을 검출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으로 바꿔주는 물질이다.



이제껏 전량 수입되던 방사선 검출용 플라스틱 섬광체를 국내 한 스타트업이 국산화했다.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로 출력한 플라스틱 섬광체를 상용화한 레이메트릭스(대표 김용현)다. 최근 폴란드 국가연구소로 수출까지 이뤄냈다. 회사는 김용균 한양대학교 교수 연구실로부터 시작한 교원창업 기업이다.

김용현 레이메트릭스 대표는 "3D 프린팅 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플라스틱 섬광체를 빠르고 값싸게 제작할 수 있었다"며 "고객 맞춤형으로 정밀하고 복잡한 형태의 플라스틱 섬광체를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1~2주 걸리던 제작 시간을 수시간대로 줄이며 제품 단가를 3분의 1 이상으로 낮췄다"고 덧붙였다.



레이메트릭스는 맞춤 제작한 섬광체를 활용, 각종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 및 방사선 피폭 선량 측정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암환자를 위한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약 25만명의 암환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 최대 40%는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치료 시 암종양과 정상조직(혹은 장기)에 흡수되는 방사선량을 1차원 혹은 2차원으로만 측정할 수 있다. 3차원의 암종양과 조직에 흡수되는 에너지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환자들이 필요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으며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크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암 환자 맞춤형 플라스틱 섬광체를 제작해 정확한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기술과 제품을 상용화하고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암 종양과 정상조직에 흡수되는 방사선량을 정확히 측정해 안전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부, 각막 등 섬세하고 복잡한 조직에 흡수되는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방사선 피폭 사고 혹은 방사선 치료 현장에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이메트릭스는 플라스틱 섬광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방사선 계측기 제작 기술도 보유했다. 올해 중성자 계측 및 핵종 식별이 가능한 포켓형의 계측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공항·항만·군 등에서 핵물질을 실시간 감지, 핵테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 부작용, 핵테러, 핵물질 누설에 의한 피폭과 오염은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들을 적극 해결해 국민들의 보건과 안전을 지키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3D 프린팅 플라스틱 섬광체 제조 과정/사진제공=레이메트릭스3D 프린팅 플라스틱 섬광체 제조 과정/사진제공=레이메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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