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얘기하자" 지친 이재용 회장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3.06.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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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총총]

편집자주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의 한주의 현장 활동을 '총'정리하고, 그들의 행보('총총'걸음)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한국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점검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94회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5.26.[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94회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5.26.


지난 금요일(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에 대한 제96차 공판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저녁 7시 16분이 되서야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재판장인 박정제 부장판사가 오전 10시 공판 시작에 앞서 "오후 7시 이전까지는 마칠 수 있도록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은 협조해달라"는 당부를 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9시간 16분(점심 2시간 포함)의 장시간 공방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이었던 바이오시밀러의 성공가능성을 알게 된 시기와 이에 따른 콜옵션 행사 시기에 맞춰졌다.

재판은 이 회장이 직접 관여하지 않고 내용을 알지 못하는 실무진 간에 오간 이메일 등의 내용으로 대부분이 채워졌다. 성공 가능성을 근거로 죄의 여부를 가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양측은 이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년만에 만난 피고인석의 이재용 회장은 1년 전에 비해서 상당히 위축돼 보였다. 이 회장의 지인들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오랜 과정이 그를 그렇게 만든 듯했다.

점심 시간 짧은 악수와 오후 4시 잠시 휴정 때 다가 간 기자에게 법정 안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나중에 얘기하자'는 이 회장의 모습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3년에 걸쳐 진행된 96차례의 재판이 이 회장을 지치게 만든 듯 보였다. 또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를 남아있는 재판이 그를 무기력의 늪으로 빠트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앞서 지난 7일은 삼성 2대 회장인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신경영' 선언을 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삼성은 이날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지냈다. 최근 삼성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했다.

아킬레스건 다친 최태원 회장...열정의 아이콘이 되다
(서울=뉴스1) = 9일 부산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인해 다리에 깁스, 목발을 한 채로 참석했다. (대한상의 제공) 2023.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9일 부산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인해 다리에 깁스, 목발을 한 채로 참석했다. (대한상의 제공) 2023.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주말 핫한 이슈를 몰고 온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의 부상 투혼은 지난 주 상의업무 보고가 미뤄졌을 때 짐작이 가능한 일이었다.

최 회장이 지지난주에 이어 지난주에도 '수요 업무보고'를 미뤘기 때문이다. 당시 대한상의 측은 다음날인 목요일 여수 신기업가정신협의회 행사 이동 중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고만 했다.

최 회장은 8일과 9일 양일간 여수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협의회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행사와 부산에서 열리는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키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6일 현충일에 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여수 행사는 불참하고,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만 영접했다. 그는 왼발에 깁스로 돌돌 감고, 행사를 치르겠다며 보조 보행도구에 의지한 채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 등 일본 측 관계자들을 맞이 했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고 주로 스포츠 스타들에게만 붙던 '부상투혼'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졌다.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말보다는 몸으로 열정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목발을 짚고 나타난 최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보였다.

과거의 여정 속에 미래를 찾는 정의선 회장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포니를 비롯해 현대차의 헤리티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포니의 시간' 전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겸 '리트레이스 시리즈' 출간 기념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3.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포니를 비롯해 현대차의 헤리티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포니의 시간' 전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겸 '리트레이스 시리즈' 출간 기념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3.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활동 외에 본업에서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 보인 총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과거는 미래의 길잡이라는 인식 아래 역사를 들여다보고 나아갈 길을 찾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시발점이 한국 첫 양산형 국산차이자 브랜드 최초 독자 모델인 '포니'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포니의 역사와 실제 차량을 살펴볼 수 있는 '포니의 시간' 전시회 개막 행사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주요 임원들과 함께 당시 포니 개발에 뛰어든 원로 개발자들을 만나 과거가 어느 시점에는 미래였듯 과거의 변화를 통해 미래를 개척해 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술의 시대를 맞아 정 회장은 "존재의 이유와 어떤 지향점을 갖고 나가야 할 지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하게 됐다"며 "현대차는 지난 몇 년 동안 과거의 여정을 살펴보고 무엇이 오늘의 현대차를 만들었는지를 돌아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선대 회장님의 인본주의 철학과 명예 회장님께서 강조하신 품질과 기본으로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통해서 사람을 향한 진보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활동 나선 신동빈…김동관·정기선·조원태는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05.23.[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05.23.
신동빈 롯데 회장은 6~8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소비재 포럼(CGF) 글로벌 정상 회담(서밋)에 참석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신 회장이 CGF 글로벌 서밋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돕는 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신 회장은 펩시코, 로레알, 베인앤드컴퍼니, 까르푸 등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만나는 롯데미팅룸에 '벨리곰과 함께하는 부산 엑스포 포토존'을 마련하고 부산엑스포 개최 지지를 요청했다. 8일 오후 열린 '롯데의 밤'(LOTTE Night)에서도 신 회장이 직접 24개 다국적 소비재기업 경영진과 만나 부산의 매력과 개최 역량을 알렸다. CGF는 세계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논의와 지식공유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1953년 설립된 세계 소비재 업계 협의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마덱스) 2023′의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부스를 찾았다. 이날 마덱스는 한화오션 출범 이후 첫 공식 행사로 김 부회장이 깜짝 참석해 한화오션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김 부회장은 오전에는 거제사업장(옥포조선소)을 처음 방문해 신임 팀장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등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지난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조선해양 박람회 '노르쉬핑(Nor-shipping) 2023'에 참석해 글로벌 선사들과 조선 산업의 탄소중립 방안을 논의했다. 노르시핑은 세계 3대 선박 박람회 중 하나로 정기선 HD현대 사장을 비롯해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 안광헌 HD한국조선해양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참석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5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열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대해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이든 간에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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