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까지 포기하고...' 안경 ACE 4번째 국대, 또 한번 '대박계약' 터트릴 기회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06.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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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이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체코전에서 5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박세웅이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체코전에서 5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롯데 박세웅. 롯데 박세웅.
어느덧 프로 데뷔 후 4번째 국가대표 차출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28)이 이번에는 '숙원'을 이룰 수 있을까.

박세웅은 지난 9일 발표된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국가대표 엔트리 24인 안에 당당히 포함됐다. 이번 대회에서 단 3명만 나가는 와일드카드(만 25세 초과 및 입단 5년 차 이상) 중 한 명으로 나가게 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박세웅은 그야말로 사활을 걸었다.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뒤로 밀린 사이 상무 야구단에 지원했으나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도전하기 위해 과감히 철회했다. 만약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더라면 꼼짝 없이 현역 입대를 해야 할 판이었다.

올 시즌 박세웅은 9일 기준 10경기에 등판, 3승 2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 중이다. 토종 선발 중 평균자책점 5위, 탈삼진 6위(53개)를 기록하면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시즌이 진행되면 될수록 더욱 안정감을 더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4월 한 달 동안 박세웅은 평균자책점 5.12에 그쳤다. 4번의 등판 중 2번에서 5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2015년 롯데 이적 후 지난해까지 통산 4월 평균자책점 2.93으로 커리어 전체(4.69)보다 월등히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었다. 선수 본인도 "시즌 초가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이 없어서 힘들었고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그러나 박세웅은 지난달 19일 사직 SSG전(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에서 시즌 첫 승과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5.25까지 상승했던 평균자책점(5월 11일 기준)도 한 달 만에 3.17로 낮추게 됐다.

박세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박세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러면서 시즌 초만 해도 어려워 보였던 태극마크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게 됐다. 결국 박세웅은 한 달 동안의 호투에 힘입어 다시 한번 국가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박세웅의 프로 입문 후 4번째 국가대표 경기다. 그는 지난 2017년 생애 첫 10승을 거둔 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박세웅은 부상과 부진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부활한 후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도 올랐다. 처음으로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대회였기에 기대가 컸고, 선수 본인도 4경기(3⅔이닝)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45로 준수한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대표팀이 메달 확보에 실패하면서 박세웅은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박세웅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박세웅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이어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박세웅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구원 등판 후 이틀 만에 선발로 나서는 투혼을 선보였고, 체코전에서는 4⅔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한국의 대회 첫 승에 기여했다. 비록 한국은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봤지만, 박세웅은 투수진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선보였다.

박세웅은 마인드도 확실했다. WBC 참가 후 '무리 아니었나'는 질문에 그는 "많은 분들이 그렇게 (무리했다고) 말씀도 해주셨는데, 저희는 그걸 하라고 뽑아준 포지션이다"고 말했다. 오히려 "응원을 해 주시는 팬들이 많은데 성적이 아쉬워서 조금 죄송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게 된다면 박세웅의 야구 인생도 꽃길이 될 전망이다. 병역 특례를 통해 최소 18개월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맺은 5년 90억 원 계약이 끝나고도 33세가 되기 때문에 한 차례 더 '잭팟'을 터트릴 수 있게 된다. 롯데 입장에서도 토종 에이스가 공백 없이 계속 뛰게 된다면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모두 대회 우승을 했을 때 해당되는 말이다.

박세웅은 대표팀 선발 후 구단을 통해 "국가를 대표해서 차출된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 그리고 지난 WBC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린 선수들과 함께 가는 만큼 잘 이끌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박세웅.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박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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