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팀당 3명 제한' 아쉬운 팀, LG 말고 하나 더 있다... 리틀 정우람부터 Mr.스위퍼까지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3.06.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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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김재웅, 김성진, 김휘집. /사진=키움 히어로즈위부터 김재웅, 김성진, 김휘집. /사진=키움 히어로즈


지난 9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의 이름이 불렸다.

프로 180명(투수 86명, 포수 19명, 내야수 47명, 외야수 28명)과 아마추어 선수 18명(투수 10명, 야수 8명) 포함 총 198명의 예비 엔트리에서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상무 소속 최원준 포함) 네 구단이 '팀당 3명 제한' 조건을 꽉꽉 채운 3명의 대표 선수를 배출했다.

그중에서도 LG는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정우영, 고우석, 김윤식을 포함해 '3할 타율' 문성주, 문보경, '우타 거포' 이재원, '슈퍼 루키' 사이드암 박명근 등 유독 젊은 인재가 많아 '팀당 제한' 조건이 가장 아쉬운 팀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정우영과 박명근을 놓고 고심했다고 밝힐 정도로 대표팀과 비(非) 대표팀 선수 간 격차가 크지 않았다.



팀당 제한 조건이 아쉬운 팀은 LG 말고 하나 더 있다. 지난해 이정후(25)를 필두로 젊은 선수단이 주축이 돼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진출한 키움이다.

키움은 이번 대표팀에 이정후, 김혜성(24), 김동헌(19) 3명을 보내게 됐다. 이미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한 이정후, 김혜성은 일찌감치 한 자리를 예약했고 루키 포수 김동헌이 막차를 탔다. 기량에 대한 문턱이 낮은 '백업 포수' 포지션이기에 가능했다.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가장 고민을 많이 하고 논의 시간이 길었던 포지션이다. 25세 미만으로 제한하다 보니 경험 많은 포수가 없었다. 김동헌은 아직 어리지만 키워서 대표 선수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원태. /사진=키움 히어로즈최원태. /사진=키움 히어로즈
세 선수 외에도 키움에는 아시안게임에 도전해 볼 만한 재능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14명의 키움 예비 명단 중 유일하게 와일드카드로서 이름을 올린 최원태(26)다. 최원태는 이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제대를 3일 앞둔 최원준(26·상무)을 선발할 정도로 군 면제 여부는 상관없었기에 기량만 갖췄다면 충분히 가능했다.

기량 면에서 최근 성적만 보면 최원태를 따라갈 자가 없었다. 올 시즌부터 포심 패스트볼을 볼 배합에 추가하고 시합 전 루틴을 줄이면서 최원태는 2018 아시안게임 선발 당시처럼 촉망받던 우완 에이스로 돌아왔다.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및 평균자책점 0.94로 시즌 성적도 12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2.82로 크게 좋아졌지만,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보직 없이 불펜으로 시작해 셋업을 거쳐 마무리까지 올라선 '리틀 정우람' 김재웅(25)도 아쉽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 65경기 3승 2패 27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2.01로 키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그는 올 시즌 시작 전만 해도 드래프트 동기 이정후, 김혜성과 함께 대표팀 선발이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이번 대표팀에 전문 좌완 불펜이 최지민(KIA) 한 명에 불과하고 KBO리그 톱급 직구 수직 무브먼트를 가졌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


데뷔 3년 만에 필승조로 올라선 'Mr. 스위퍼' 김성진(26)도 매력적인 후보였다. 올 시즌 KBO리그에는 오타니 쇼헤이의 마구 스위퍼 열풍이 몰아쳤다. 기존의 것보다 횡적인 움직임이 더 심한 변형 슬라이더로 오타니가 2023 WBC 결승전에서 마이크 트라웃(이상 LA 에인절스)를 삼진 처리해 유명세를 탔다. 김성진은 KBO리그에서는 생소한 스위퍼를 가장 잘 활용하는 국내 투수다. 스위퍼와 함께 평범한 포심 패스트볼을 버리고 투심 패스트볼을 주구종으로 장착하면서(2021년 0%→2022년 11.9%→2023년 42.1%) 올 시즌 24경기 평균자책점 1.23(리그 5위), WHIP(이닝당 안타+볼넷 허용률) 1.05로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으로 거듭났다.

마지막으로 내야수 김휘집(21)은 이정후, 김혜성 외에 승선을 노려볼 만한 몇 안 되는 야수였다. 김휘집은 리그 내 젊은 내야수 중 주목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선수 중 하나다. 들쭉날쭉한 포지션 소화에도 데뷔 시즌부터 차츰 삼진 비율을 줄이면서 타격 성적은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올 시즌 성적 53경기 타율 0.250, 3홈런 15타점, OPS 0.725로 평범해 보이지만, 만 25세 이하 또래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그보다 '확실하게' 앞선 OPS를 기록 중인 선수는 노시환(23·한화), 김혜성, 문보경 등 형들뿐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키움 3인방. 왼쪽부터 이정후, 김동헌, 김혜성.  /사진=키움 히어로즈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키움 3인방. 왼쪽부터 이정후, 김동헌, 김혜성.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김혜성, 김동헌 세 명의 선수도 함께하지 못한 이들의 아쉬움을 알고 있다. 그런 만큼 키움과 국가를 대표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이다. 이정후는 "대표팀은 항상 감사한 자리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뽑혔다고 끝이 아니다.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 아시안게임까지 들뜨지 않고 몸관리에 더욱 신경쓰면서 준비 잘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혜성은 "대표팀에 발탁돼 기쁘다. 국가대표로 나가면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은 늘 똑같다.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하고 모범을 보여, 이번 국제 대회에서는 팬분들께 좋은 성적을 안겨드리고 웃으며 돌아올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막내 김동헌 역시 "팀에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기회를 꾸준히 주셨고, 내 역할에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기회를 얻었다.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내로라하는 선배들과 같이 대표팀에 나가게 돼 큰 영광이다. 작은 역할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즌을 치르는 중이기 때문에 팀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잘 하고 부상을 조심하면서 대표팀에 가서도 좋은 역할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열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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