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용 재판 관련 '위증 의혹' 압수수색…金 "방어권 훼손"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023.06.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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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6.08.[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6.08.


검찰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발생한 '위증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전 부원장은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남발한다"는 입장을 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위증 혐의를 받는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이모씨 집과 사무실 등 4~5곳에 이날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씨가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허위 증언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해당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자료 확보 차원이다.

이씨는 지난달 4일 재판에 출석해 2021년 5월3일 오후 3시쯤 김 전 부원장과 업무 협의를 위해 경기 수원시 컨벤션센터 내 집무실에서 만났다고 증언했다. 자신이 사용한 옛 휴대전화에 일정이 적혀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해당 일자에 김 전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만나 1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씨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정하는 취지의 증언을 한 것이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이날 오후 취재진에게 입장문을 보내 "김 전 부원장 쪽 증인들에 대한 압수수색은 검찰의 일시 특정과 다른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진행됐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방어권을 훼손하는 것이다. 법과 정의를 지켜야 할 검찰이 오히려 법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21년 5월3일 유동규와 정민용은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쳤다"며 "검찰 측에서 증거목록으로 제시한 유원홀딩스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에 날짜와 시간이 고스란히 나와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 재판부는 위증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압수수색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검찰과 이씨 측 말이 다르자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씨에게 휴대전화를 제출하라고 했다. 이씨는 이를 승낙했지만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고 휴대전화를 내지 않았다.

검찰이 이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고 재판부가 직권으로 발부했다. 그러나 검찰은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고 이씨는 휴대전화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이 재차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당시 증언 내용이 객관적 증거들과 명백히 배치되는 등 위증 혐의가 농후해 진행된 것"이라며 "단순 휴대전화 확보 차원을 넘어 허위 증언의 경위를 밝힐 자료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씨 위증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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