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10일 "코로나19 이전엔 4성급 호텔에서도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사례를 거의 본 적이 없다"면서 "코로나19 기간엔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호텔들도 배달주문에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아 이제는 완전히 호캉스족 사이에서 자리를 잡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도심의 B호텔 관계자는 "최근엔 환경이 강조되면서 호텔 내부에서도 플라스틱을 모두 없애는 추세인데 배달주문을 받고 나면 너무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한다"면서 "무엇보다 호텔 제공음식이 아닌 외부음식을 허용할 경우 호텔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위생관리의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곤란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외부음식 반입을 제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호텔 메이저 3사인 호텔신라 (84,700원 ▲1,400 +1.68%)·롯데호텔·조선호텔을 비롯해 반얀트리 등 해외 메이저 브랜드들도 대부분 별다른 외부음식 반입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C호텔의 한 관계자는 "외부음식을 일일이 체크한 다음 이미 체크아웃한 고객들에게 다시 전화를 거는 상황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라며 "또 외부음식에 대한 제재도 배달음식만 제재할 것인지, 편의점에서 사온 음식들까지 제재할 것인지 기준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관계자는 "2021년 호텔이 오픈할 때부터 외부음식을 반입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일일이 검사를 할 수는 없다"면서 "안내문 공지대로 일회용 쓰레기를 절감하자는 취지이고, 위생문제도 발생할 여지가 있어 최근엔 고객들도 불편해 하기보단 대부분 이해해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배달이 익숙한 국내 시장의 특성상 호텔이 고객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부 교수는 "호텔 서비스는 고객이 체크인하는 순간 해당 객실은 고객의 공간이란 데서 출발하고 고객의 요청을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국내 호텔 고객들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서비스가 익숙해진 만큼 호텔과 고객이 기간을 두고 설득해 풀어나갈 문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