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잘 자 내 꿈 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등의 광고로 유명한 박웅현 TBWA 전 대표가 최근 TBWA 조직문화연구소장을 맡아 기업의 조직문화 컨설팅에 나섰다. '광고의 신'은 왜 조직문화 컨설팅에 나선 것일까?
광고회사 TBWA 코리아는 2022년 4월 기업의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조직문화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곳의 소장을 자처한 사람이 박웅현 전 TBWA 코리아 최고 크리에이티브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이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 광고문구를 만든 대표 카피라이터이자 광고계의 거장이 조직문화 연구가로 변신한 것이다.
언뜻 보면 광고회사의 일과 조직문화 연구는 전혀 무관해 보이지만 박 소장은 오히려 광고회사라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마치 매켄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가 경영 컨설팅을 하고 아이데오(IDEO)가 디자인 컨설팅을 하는 것처럼, 광고 회사는 언제나 고객사에 대한 브랜딩, 마케팅, 커뮤니테이션 컨설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부 직원들을 만나면 우리의 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를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과 결론을 해당 기업의 고객들에게 전달한다면 광고가 되는 것이고, 해당 기업의 내부 직원들에게 전달한다면 조직문화 컨설팅이 된다는 것이 박 소장의 설명이다.
광고회사가 조직문화 컨설팅을 잘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로 박 소장은 "철학을 문학화하는데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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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짧으면 15초, 길어야 30초의 미학이다. 집약적으로 결과물을 한 줄로 정리해서, 불특정 다수의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광고를 보고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다면 그것은 그 광고가 표현한 기업의 브랜드와 철학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일을 한 광고회사야말로 조직 내부에 감동을 주고, 또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조직문화로 바꿔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기업은 철학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철학은 문학화되어야 한다"며 "문학화되어야 직원들에게 감동을 주고 피를 끓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업이 광고로 대중들에게 감동을 준다면, 그 방법 그대로 미션을 문학화해 직원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티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