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자격 'ICT 전문→산업 전문가' …'현직 프리미엄' 없앤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3.06.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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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오는 30일 임시 주총…'MB·박근혜 정부' 인사 등 사외이사 후보 7인 추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의 모습. 2023.05.16./사진제공=뉴시스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의 모습. 2023.05.16./사진제공=뉴시스


KT (34,250원 ▼200 -0.58%)가 대표이사 심사 요건에서 '정보통신(ICT) 전문성'을 빼고, 현직 대표이사의 '연임 우선심사' 제도를 없애며 주총 의결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CEO(최고경영자)의 후보군을 '비(非) ICT' 인사까지 넓히고,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하는 취지다. 또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7인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KT는 오는 30일 서울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정관 개정 및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결한다고 9일 공시했다.

KT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의 논의 결과에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를 임시 주총의 정관 개정 안건에 반영했다. 우선 현직 CEO의 연임 우선심사 제도를 폐지하고,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표명해도 다른 사내외 후보들과 동일한 신규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거친다.



또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했다. 특히 기존 KT 대표이사 후보의 심사기준에서 'ICT 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으로 한정됐던 내용을 '산업 전문성'으로 확대하면서 ICT 이력이 없는 인물의 추천도 가능해졌다. KT는 "통신뿐만 아니라 금융, 미디어, 부동산 등 그룹 전반 사업에 대한 이해와 유관 경험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CEO 후보군 확대의 효과가 있지만, 통신을 넘어 AI(인공지능) 등 신사업을 확장하는 KT로서는 전문성이 부족한 CEO 선임의 우려도 제기된다.

차기 대표이사 추천에서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과 공개모집에 더해 주주 추천을 통해 후보군을 구성하기로 했다. 주주 추천은 KT 주식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 한해 가능하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수한 대표이사 후보자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사내 대표이사 후보군은 기존 요건(재직 2년 및 그룹 직급 부사장 이상)과 함께 경영 전문성과 KT 사업 이해도를 고려할 계획이다.

신규 대표이사 후보자의 주총 의결 기준은 기존의 '보통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강화한다. 또 연임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을 위해선 '주총 특별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3분의 2 이상 찬성)'로 문턱이 더 높아진다. KT는 "대표이사 후보자의 선임 정당성을 강화하고, 내부 참호 구축 또는 외부 낙하산 방지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경영 감독 강화 차원에서 기존 사내이사 수를 3인에서 2인으로 축소한다. 기존의 '이사회 선임 대표이사'와 같은 복수 대표이사 제도는 폐지하고, 대표이사 1인 중심 경영 체계로 전환한다.

이 밖에 대표이사 후보군의 체계적 관리 및 심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기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전환한다. 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통합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며,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한다. 기존 지배구조위원회의 역할이었던 대표이사 후보군 발굴·구성 및 후계자 육성 업무 등도 맡게 된다.

이와 함께 KT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는 곽우영 전 LG전자 전자기술원 원장, 김성철 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7인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 등이 포함됐다.

이 중 곽우영·이승훈·조승아 후보자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다. 윤종수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 최양희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냈다. 이들이 주총에서 선임되면, 상법에 따라 퇴임 이사의 권리와 의무를 유지했던 임기 만료 3인 사외이사의 직무수행도 종료된다.

한편 대표이사 후보자가 연거푸 사퇴하면서 '리더십 공백'에 시달렸던 KT는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 새롭게 선임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출에 착수, 오는 7월쯤 대표이사 선임을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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