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타가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다. 타격감이 끌어올릴 5월 중순에도 장타는 좀처럼 나오지 못했었다. 5월 19일 KIA전부터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만루홈런을 때리기 전까지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6월에는 7경기 만에 2루타 4개, 3루타 1개, 홈런 2개를 생산하면서 팬들이 기억하고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문별로 차례대로 득점 리그 7위, 안타 공동 6위, 홈런 공동 12위, 타점 공동 9위, 타율 24위, 출루율 16위, 장타율 11위다. 홈런을 제외한 누적 스탯에서 모두 톱10에 들었고, 비율 스탯에서도 타율 외 2개 부문에서 톱20에 진입했다. 각 부문 1위와 격차도 득점은 16개, 안타는 5개, 홈런 8개, 타점 11개, 타율 0.027, 출루율 0.05, 장타율 0.149로 안타와 타율은 현재 타격 페이스라면 6월 안에도 탈환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 올 시즌 KBO리그는 전반적으로 투고타저의 양상을 띠고 있다. 아직 시즌이 3분의 1이 막 지난 시점이지만, 리그 타율(0.256)과 장타율(0.360)은 최근 4년간 최저 수준이다. 특히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최근 4년간 홈런이 가장 적었던 지난해 같은 시점(6월 8일)과 비교해도 10홈런 이상 타자가 6명에서 4명, 7홈런 이상인 타자가 17명에서 11명으로 줄었다. 그 덕분에 이정후는 타격 페이스가 늦게 올라왔음에도 타이틀 레이스에 끼어들 수 있게 됐다.
이정후는 지난 4일 SSG전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린 후 "컨디션 자체는 늘 좋았지만,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공이 보이면 방망이가 나간다. 내 눈과 손을 믿게 됐고 스스로 가장 편한 상태로 치다 보니 자신감도 생겼다"면서 "이제는 (타격감이) 완전히 돌아온 것 같다. 단순히 기록만이 아니다. 5월 NC전부터는 아웃이 되더라도 스스로 수긍할 수 있는 타구들이 나왔다. 이젠 느낌이 왔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생애 첫 MVP를 수상했던 지난해처럼 타격 5관왕(타율, 최다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 이상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시기상조다. 타율, 최다 안타, 출루율은 본인의 노력에 따라 가능해 보이지만, 타점, 득점 등은 다른 키움 타자들도 힘을 내줘야 한다. 6월 아직까진 팀 타선이 이정후만큼 타격감을 회복하진 못한 모습. 하지만 키움 선수단 대다수는 지난해 이정후의 활약과 함께 날아오른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이정후와 키움의 질주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