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은 누구? SS도 격전지' 류중일호, 항저우AG 엔트리 어떻게 구성할까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3.06.0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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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대표팀 감독.류중일 대표팀 감독.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 발표의 날이 밝았다. KBO리그 10개 구단과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번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60) 감독과 조계현(59) 전력강화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류 감독과 조 위원장은 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릴 기자회견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류중일호는 시작 전부터 많은 부담을 안고 시작하게 됐다. 원래도 아시안게임은 한국 야구 대표팀에는 밑져야 본전인 대회였다. 프로 리그가 있는 나라가 한국, 일본, 대만 셋에 불과하고 일본은 그마저도 사회인야구 선수로 명단을 꾸린다. KBO리그 프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고 금메달 획득 시 선수들은 병역특례를 받게 되는 한국으로서는 1등이 아니면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든 부담이 큰 대회였다.

여기에 이번에는 야구대표팀의 최근 국제대회 성적 부진 이슈와 WBC 음주 파문이 겹쳤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이후 한국 야구대표팀 성적은 하향세였다. 모든 나라가 최정예로 맞붙는 WBC에서는 세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맛봤고, 세대교체를 이유로 젊은 선수들을 대거 선발한 2020 도쿄올림픽, 2023 WBC에서도 졸전 끝에 각각 4위와 1라운드 탈락이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2023 WBC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 3명의 음주 파문이 있었다. 해당 선수들은 대회 기간에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의 사회봉사와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결과를 수용하고 고개를 숙였으나, 팬들의 실망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다른 종목과 달리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 대부분이 나이가 어려도 KBO리그에 뛰는 프로이기에 팬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달라진 책임감을 기대하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채워질 포지션 - 포수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프로 선수 예비 명단. /사진=KBO 제공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프로 선수 예비 명단. /사진=KBO 제공
왼쪽부터 차례로 롯데 정보근, 키움 김동헌, SSG 조형우. /사진=OSEN왼쪽부터 차례로 롯데 정보근, 키움 김동헌, SSG 조형우. /사진=OSEN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은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와 연령과 입단 연차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 3명(구단별 최대 1명)을 포함해 구단당 1~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대상은 지난 4월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198명의 예비 명단이다.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 147명(신인 17명)과 와일드카드 33명 등 프로 180명(투수 86명, 포수 19명, 내야수 47명, 외야수 28명)과 아마추어 선수 18명(투수 10명)까지 총 198명의 선수를 예비 명단으로 뽑았다. 그러면서 "이번 예비 명단 선발은 대표팀 세대교체와 성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선수단을 구성한다는 선발 원칙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나이와 연차 제한을 걸면서 공백이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이 포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후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 양의지(36·두산 베어스)에만 기댔던 빛과 그림자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9명으로 야수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와일드카드 후보를 예비로 뽑았으나, 현 시점에서 올해 규정 이닝을 소화한 포수는 전무하다. 가장 많은 타석에서 들어선 것이 39경기 101타석의 루키 김동헌(19·키움 히어로즈)일 정도로 와일드카드 후보 선수들조차 팀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했다. 지난해 3할 타율(0.335)의 김재성(27·삼성 라이온즈)과 통산 458경기 출전에 지난해 OPS(출루율+장타율) 0.762를 기록한 김준태(29·KT 위즈) 등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으나, 이들 모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러면서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것이 정보근(24·롯데 자이언츠)다. 정보근은 228경기 1208⅔이닝으로 동년배에 비해 많은 경기에 나섰고, 올해는 백업으로 출전하면서도 타율 0.263, OPS 0.707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도루 저지율도 50%(8번 시도 4회 저지)로 좋은 편이다. 그 뒤를 어린 포수 중 많은 기회를 부여받으면서 빠르게 경험을 쌓아 나가고 있는 김동헌, 조형우(21·SSG 랜더스) 등이 받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가 주축된 풍족한 외야, 격전지는 각양각색 유격수
키움 이정후.키움 이정후.
SSG 박성한.SSG 박성한.
가장 고민이 없는 포지션은 이정후(25·키움)가 버티고 있는 외야다. 4월 한 달간 타율 0.218로 크게 헤맸던 이정후는 5월 타율 0.305, 6월 타율 5할로 완전히 살아나면서 류중일 감독의 고민을 크게 덜어줬다. 수비에서는 제2의 김강민으로 불리는 최지훈(27·SSG)이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지난해 우승팀 SSG의 주전 중견수로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올해 WBC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와서도 6월 타율 0.281의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남은 한 자리는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는 문성주(26) 혹은 이재원(24·이상 LG)이 유력하다. 풀타임 경험이 있는 최원준(26·국군체육부대)의 발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격전지는 김혜성(24·키움)과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출 유격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훈과 마찬가지로 주전 유격수로서 한국시리즈 우승 견인한 박성한(25)이 시즌 전만 해도 1순위로 보였지만, 타격 성적이 타율 0.247, OPS 0.682로 저조하다. 그에 반해 타율 0.262, 5홈런 OPS 0.726의 김주원(21·NC)과 타율 0.250, 3홈런 OPS 0.727의 김휘집(21·키움)은 타격에서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무대에서는 안정적인 수비가 우선되지만, 저마다 매력을 뽐내고 있어 두 명 이상의 유격수가 승선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실종됐던 아마추어 쿼터, AG 최초 고교생 발탁 가능성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아마추어 선수 예비 명단. /사진=KBO 제공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아마추어 선수 예비 명단. /사진=KBO 제공
장충고 황준서가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스타뉴스 주최·주관 '2022 아마추어 스타대상'에서 미래스타 투수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장충고 황준서가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스타뉴스 주최·주관 '2022 아마추어 스타대상'에서 미래스타 투수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프로 선수들이 본격 출전하게 된 2002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아마추어 선수들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전까지 매 대회 1명씩 기회를 받았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의 정재복(당시 인하대→LG 입단),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의 정민혁(연세대→한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김명성(중앙대→롯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홍성무(동의대→KT 위즈)가 그들. 2018 아시안게임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를 뽑지 않으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야구계에 따르면 이번에는 아마추어 쿼터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타자보단 투수의 발탁 가능성이 높다.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뿌리는 재능이 최소 10명 이상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 158㎞의 공을 뿌리며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장현석(19·마산용마고)의 발탁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외에는 장충고 황준서(18)와 송원대 4학년 정현수(22) 두 명의 좌완이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 모두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좌완 투수로 좌완 불펜이 모자란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아마추어 쿼터는 대졸 선수만 발탁돼 왔다. 만약 장현석과 황준서 둘 중 한 명이 승선하게 된다면 고졸 선수 최초 아시안게임 대표팀 참가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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