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5000원 '비타민계의 에르메스'…3년만에 이 기록 가능성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6.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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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당 5000원 '비타민계의 에르메스'…3년만에 이 기록 가능성


동아제약의 프리미엄 비타민 '오쏘몰 이뮨(Orthomol Immun, 이하 오쏘몰)'이 출시 3년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분기 매출액이 세자릿수 늘어나며 거침없는 성장세가 올해도 이어져서다. 개당 4000~5000원대의 높은 가격에 판매되지만, 차별화된 마케팅을 발판으로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라는 입소문을 탄 결과다. 오쏘몰의 성장을 발판으로 동아제약은 박카스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의 다각화에 성공했다는게 제약업계 평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쏘몰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155% 급증한 27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대비로도 3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오쏘몰은 2020년 국내 정식 출시 후 매 분기 마다 최대매출 경신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이 같은 성장세를 감안하면 오쏘몰의 올해 연간 매출 1000억원 돌파도 가시권이라는 전망이 동아제약 안팎에서 나온다. 2020년 87억원이었던 오쏘몰 연간 매출은 이듬해 284억원으로 226% 성장했으며 지난해엔 655억원으로 재차 131% 성장했다. 현재 성장속도가 연말까지 유지되면 올해 연 매출 100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연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100억원만 넘어도 '메가 브랜드'로 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산균이나 홍삼, 단백질보충제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비타민 관련 브랜드의 연매출 1000억원 도전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오쏘몰은 동아제약이 독일 오쏘몰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프리미엄 비타민이다. 비타민C 1000mg과 비타민A·B·E·K, 요오드, 철, 판토텐산, 엽산 등 18가지의 미량영양소로 구성됐다. 출시와 함께 액상과 정제가 함께 포장된 복합 제형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내용액을 충분히 흔든 뒤 뚜껑에 들어있는 정제 두 알과 함께 복용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독특한 복용법 보다 더 주목을 받은 것은 가격이다. 오쏘몰의 개당 가격은 4000~5000원. 지금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비타민 중 최고가다. 이 때문에 '비타민계의 에르미스', '명품 비타민' 등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높은 가격 탓에 많이 팔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매출은 매분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프리미엄 마케팅' 덕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동아제약은 오쏘몰의 핵심 소비층을 30~40대 여성으로 설정하고 백화점 여성패션관과 호텔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독일 만년필 브랜드 '라미', 패브릭 전문브랜드 '키티버니포니'와의 콜라보레이션 마케팅도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TV홈쇼핑부터 소셜커머스 면세점에 이르기까지 판매 채널을 넓혔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요 판매채널이 온라인 채널이어서 유통비용이 낮다"며 "광고 없이 입소문을 통해 매출액이 늘고있어 수익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호진 동아제약 부회장의 사업 다각화 추진도 오쏘몰 성공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 부회장은 동아제약의 사장이었던 2017~2022년, 지나치게 높은 박카스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제품군을 늘렸고 화장품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오쏘몰 도입이었다. 최 부회장 사장으로 취임하던 2017년, 동아제약 전체 매출 60%에 육박하던 박카스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38%까지 내려갔다.

동아제약은 올해 오쏘몰 브랜드 확장을 통해 매출 성장세를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곧 '바이탈F'와 '바이탈M'을 정식 출시할 예정인데 각각 여성과 남성에 특화된 프리미엄 비타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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