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접은 노키아, 독일서 中스마트폰 내쫓았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3.06.08 12:11
글자크기

4G 표준 특허 분쟁서 패배한 비보, 시장 철수 선언…5G 특허 소송도 대기, 중국업체 유럽서 고전할 듯

비보 독일 홈페이지. 판매중단 소식을 공지했다. /사진=비보비보 독일 홈페이지. 판매중단 소식을 공지했다. /사진=비보


중국 중견 휴대폰 제조사가 독일에서 자사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허분쟁이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유럽에서 중국산 휴대폰 점유율 확대에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중국 휴대폰 제조사 비보는 1주일 전 독일 비보 홈페이지에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비보의 독일 시장 철수 결정은 4월 만하임 지방법원이 노키아와 비보 사이 특허 소송에서 노키아 손을 들어준 게 계기가 됐다. 노키아는 비보를 상대로 4G 표준 필수 특허와 관련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쟁점은 특허 보유자로서 노키아가 업체들에 'FRAND(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에 특허 사용을 허락했느냐다.

특허분쟁은 독일에 머무르지 않는다. 노키아는 독일과 인도를 비롯해 다수 국가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냈다. 노키아 표적은 비보뿐 아니다. 중국의 또 다른 중견 휴대폰 제조사 오포도 특허 시비에 휘말린 끝에 지난해 독일에서 철수했다. 오포는 현재 노키아로부터 12개 나라에서 100여건 특허소송에 휘말렸다. 독일에서만 소송이 30여건에 이르는데 이 중에는 5G 특허도 포함됐다.



노키아는 애플 스마트폰 등장 이후 시장 주도권을 상실한 채 휴대폰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 관련 특허를 상당량 보유하는 바람에 상당한 로열티 수입을 여전히 벌어들이고 있다. 노키아 로열티 수입은 2020년 14억8700만유로(약 2조820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5G 표준 필수특허 점유율을 보면 화웨이가 14.6%, 퀄컴 10.0%, 삼성 8.8%로 빅3를 차지한 가운데 4~10위권에 ZTE, LG, 노키아, 에릭슨, 오포, 샤오미 등이 포진해 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중국 시장이 포화해 국내 휴대폰 제조사인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해외로 진출해 선전하지만 유럽에서만큼은 불확실성과 도전 요인이 많다"고 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