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뭐가 되려고 그래"…나영석이 놀리던 인턴 '재벌 3세' 였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3.06.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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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 김대주 작가.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나영석 PD, 김대주 작가.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나영석 PD가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촬영 당시 인턴의 정체에 대해 밝혔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는 '스탭입니다 김대주작가 2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나영석 PD는 10여 년 전 '1박 2일'을 제작하던 과거를 회상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나영석 PD는 "'1박 2일'을 하다 보면 가끔씩 대학생 인턴이 온다"며 "인턴이 들어오면 저희로서는 솔직히 귀찮은 존재"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그때는 정식으로 인턴을 채용하는게 아니었다. 아는 사람 통해서 알음알음 방송국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오니까 별로 안 좋아하는데, 어느날 인턴이 한 명 들어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이 친구를 처음에는 안 좋게 봤는데 너무 잘하더라. 낙하산인데 진짜 잘했다. 낙하산으로 왔기 때문에 안 좋게 봤는 데, 일을 너무 열심히 하고 성실히 하고 (일을) 자기가 찾아서 했다. 이렇게 인성도 좋고 열심히 하는 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영석 PD는 "그래서 우리도 조금씩 정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친해지고, 그때만 해도 김대주 작가가 막내였다. 그래서 그 밑으로 붙여줬다. 대주한테 처음으로 밑에 사람이 생기니까 엄청 갈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게임 시뮬레이션을 많이 한다. 스태프들이 실제로 해봐야 연예인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걸 누가 하겠나. 새벽 3시인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서 게임 시뮬레이션을 한다고 그 친구를 계속 뺑뺑이를 돌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수십 명의 스태프들 도시락 사오고, 분배하고 먹고 나면 그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했다"고도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또한 나영석 PD는 이 인턴에게 장난 치고 놀렸던 일도 떠올렸다.

그는 "그 친구가 무슨 외국에 있는 좋은 대학을 다니고 있더라. 그래서 우리가 맨날 '야, 너 부자냐?', '너 잘 사냐?' 묻고, 툭하면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라고 없어 보이게 장난을 쳤다. 그 친구가 '저희 아버지는 작은 무역회사 하신다'고 답했다"고 회상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이어 "이 친구가 한 달 정도 인턴 기간이 끝나고 다시 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아시는 분이 '인턴 있었냐'고 물으면서 이름을 이야기 했는데, 이름 한 글자가 달랐다. 사진을 보여 줬는데 맞더라. '걔 누군지 몰라?'라고 하길래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진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에 아들이었다. '1박 2일'도 좋아하고 방송 일도 관심이 있어서 인턴으로 들어왔더라"라고 인턴의 정체에 대해 밝혔다.

그러면서 "대주는 그 얘길 듣자마자 얼굴이 사색이 됐다. 한 달 내내 갈궈서다"라고 했으나 김대주 작가는 "갈구다뇨. 큰일 난다. 갈군 게 아니다. 저는 그 친구를 갈구지 않았다"며 손을 내저어 웃음을 안겼다.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영상
나영석 PD와 김대주 작가는 "드라마 같은 일인데, 이 드라마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최근 이 인턴을 다시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나영석 PD는 "두세 달 전에 우연히 행사를 갔는데, 어느 중년의 아저씨가 양복을 입고 와서 저희한테 'PD님 안녕하세요. 누구입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다. 딱 보고 너무 놀라서 '너 여기 웬일이야'라고 했다가 '너라고 해도 되나' 생각했다. 너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싶었다. 그 친구도 마흔이 다 됐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10년이 넘었다. 이미 자리를 잡았다. 부회장인가 부사장인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 됐다. 자기 소개를 하는데 조금 멋있더라"면서도 "저도 모르게 이 친구에게 반말이 나오더라. '야, 내가 너한테 말을 놔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오랜만이라고 했더니 '전혀 그러실 필요 없다. 몇 번이나 연락 좀 드리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 안 됐다'고 하더라. 이번에는 진짜 명함을 줬다"고 말했다.

김대주 작가는 "그 친구한테 '너 졸업하고 뭐 할 건데. 꿈이 뭐야?'라고 많이 얘기했었다. '나중에 졸업하고 연락해. 밥 사줄게'라고도 했었다. 그 친구를 혼낸 적은 없고 이런 이야기를 한 게 생각나니까"고 과거를 떠올리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를 들은 나 PD 역시 "'너 이렇게 살아가서 너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고 했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너 이 자식아, 과가 어디라고? 너 거기 나오면 취직도 못해'라고 하면서 놀았는데 나중에 그렇게 된 거다"라며 쓴웃음을 지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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