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율로는 같은 팀의 김선빈(34·0.325)에 이은 공동 2위로 NC 다이노스의 손아섭(35·0.324), 두산 베어스의 양의지(36·0.323) 등과 함께 타격왕 경쟁을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OPS로는 LG 트윈스 박동원(33·0.994) 다음으로 불혹의 나이에도 타격 생산성에서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보통은 은퇴를 고려할 나이에 이 정도 활약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FA 계약으로 불릴 만하지만, KIA에 최형우의 존재가 고마운 이유는 이것만이 아니다.


하지만 의외로 KIA는 4월을 12승 11패, 5할 승률로 5위로 마쳤다. 함께 중심타선을 이룬 모든 이가 흔들릴 때 버텨준 최형우 덕분이다. 최형우는 4월 한 달간 타율 0.316, 3홈런 12타점, OPS 0.916(리그 5위)을 기록하면서 타선을 지탱했다. 그 덕에 후배들은 초반 컨디션 난조에도 바닥까지 추락하지 않고 차츰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꾸준했던 김선빈, 류지혁을 비롯해 박찬호를 필두로 소크라테스, 이우성까지 살아나면서 5월 이후 KIA는 팀 타율 0.283(리그 1위), OPS 0.741(2위)로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게 됐다.
최형우가 이날 SSG에서 보여준 활약은 올 시즌 그가 팀에 기여하는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경기였다. 시즌 14번째 멀티히트이자, 5번째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한 이날, 그가 타석에서 만든 결과는 하나하나가 타선의 폭발력을 끌어올리는 값진 안타였다.
선취점을 기록한 것은 KIA였다. 1회말 2사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SSG 선발 백승건을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고, 최형우가 곧바로 좌중월 담장을 넘기면서 올 시즌 KBO 5번째, KIA의 첫 백투백 홈런을 완성했다.
이후 두 타석은 삼진으로 침묵했으나, KIA가 5-8로 뒤진 7회말 다시 최형우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사 1루에서 몸쪽을 파고드는 좌완 고효준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측 외야 깊숙이 타구를 보냈다. 시즌 12번째이자 통산 475번째 2루타는 이후 후속 득점이 이뤄지면서 스코어는 6-8,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단숨에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분위기를 KIA에 가져오는 안타를 만들어 냈다. KIA가 6-8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에서 올 시즌 '0블론의 마무리' SSG 서진용은 최형우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중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서진용의 제구 난조로 최형우는 0S3B의 유리한 볼카운트에 놓였으나, 치기 좋게 오는 공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고 끝내 높게 들어오는 포크를 받아 쳐 우중간 외야로 보냈다. 이후 후속 타자들이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면서 2연패에 빠졌지만, KIA는 1위 팀을 상대로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