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개미들 본전 찾을 때…네카오 90%가 물려있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6.07 16:25
글자크기
삼전 개미들 본전 찾을 때…네카오 90%가 물려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37)는 지금도 주식계좌만 보면 마음이 우울해진다. 코스피 지수는 1년만에 2600선을 회복했다고 하는데 자신의 계좌는 1년 전보다 수익률이 못하기 때문이다.



원인은 NAVER (187,400원 ▲300 +0.16%)카카오 (53,700원 ▼700 -1.29%)에 있었다. 그는 "계좌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두 종목인데 1년 전 주가보다 못하다"며 "지수는 올라도 내 종목들은 소외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비단 김씨만의 사례가 아니다. 코스피 지수가 1년 만에 2600선을 재돌파했지만 대부분 개인 투자자는 여전히 우울하다. 카카오, NAVER 등 개인이 다수 보유한 종목은 아직도 투자자 90% 이상이 물려있는 상태다. 반도체 등 특정 종목 쏠림에 의한 지수 반등으로 인해 투자자 대부분은 최근 코스피 상승의 온기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해당 증권사 계좌를 보유한 고객 중 가장 많은 투자자들이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다. 지난 2일 기준 82만3045명이 삼성전자를 보유했고 이들의 평균매수단가(평단가)는 7만2904원이다. 이날 종가가 7만1000원임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투자자 대부분은 본전을 거의 회복한 셈이다.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를 보유한 고객 12만1492명의 평단가는 10만7929원으로 이날 종가(10만8000원) 기준으로 하면 소폭 수익 상태다. 개인 보유 종목 상위에 있는 현대차 (233,000원 ▼4,000 -1.69%) 역시 최근 주가가 반등하면서 개인 평단가에 근접했다.

코스피 지수가 최근 1년만에 2600선을 회복한 것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대형주들이 반등한 영향이 컸다. 이들 종목이 1년 전 주가 수준을 거의 회복한 덕분에 지수도 반등할 수 있었다.


하지만 투자자 전체로 놓고 보면 아직도 본전을 회복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더 많다. 대표적인 게 카카오다. 카카오 종목 보유자수는 32만명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이들의 평단가는 10만6668원, 이날 종가(5만7400원) 기준으로 46%가량 손실이다. 카카오 투자자의 96.2%는 현재 물려있는 상태다.

보유자수 15만1391명으로 3번째로 많은 NAVER의 평단가는 31만4459원으로 현재 주가 기준 수익률은 마이너스(-) 35%다. 손실투자자 비율 역시 91.2%로 거의 대부분이다.

SK하이닉스보다 보유자수가 많은 대한항공 (21,700원 0.00%)(13만3382명)은 평단가 2만7558원 기준으로 여전히 20% 가량 손실이다. 손실 투자자 비율도 94%에 달했다. 롯데렌탈 (27,450원 ▼300 -1.08%), 두산에너빌리티 (17,220원 ▼300 -1.71%), 카카오뱅크 (27,550원 ▼550 -1.96%), HMM (15,720원 ▼30 -0.19%) 등 보유자수 상위 종목 대부분이 상황은 비슷하다. 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50% 안팎이었고 투자자 90% 이상이 물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수 상위 종목 대부분은 1년 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전에 코스피 지수가 마지막으로 2600을 넘었던 지난해 6월9일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는 각각 8만1300원, 27만3000원으로 현재는 당시보다 30% 가량 하락했다.

올 들어 개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2차전지는 예상했던 것보다 보유자수가 많지 않았다. POSCO홀딩스 (422,000원 ▲1,000 +0.24%) 보유자수가 6만8210명으로 2차전지 관련주 중에 가장 많았고 △에코프로비엠 (274,000원 ▼3,500 -1.26%) 5만8576명 △SK아이이테크놀로지 (73,200원 ▲100 +0.14%) 4만1454명 △에코프로 (633,000원 ▼25,000 -3.80%) 3만7937명 △포스코퓨처엠 (303,500원 ▲1,000 +0.33%) 3만1338명 △LG화학 (439,000원 ▼1,000 -0.23%) 2만7642명 △LG에너지솔루션 (395,000원 ▼6,500 -1.62%) 2만7636명 등이었다.

올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2차전지 위주로 수급이 쏠리면서 해당 종목을 보유하지 못한 투자자 대부분은 이번 반등장에서 소외된 셈이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유동성이 급격히 풀리며 상장사 대부분 주가가 올랐지만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선별적인 종목 장세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적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다보니 경기침체로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 인터넷 플랫폼이 소외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1분기 실적은 톡비즈와 플랫폼 기타를 제외한 모둔 부문에서 둔화했다"며 "고마진 사업의 성장 둔화와 신사업 투자 확대로 인한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본전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권가의 목표주가 평균은 카카오가 7만6950원, 네이버가 28만3105원으로 모두 투자자 평단가보다 낮다.

관건은 AI(인공지능) 등 신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률 회복이다. 향후 금리 하락이 본격화하고 성장률도 회복된다면 국민주 네카오의 반등도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업종은 올해 하반기 광고 시장의 점진적 반등과 생성 AI 도입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네이버는 AI를 활용한 광고 효율성 증대에 집중하고 카카오는 광고 인벤토리 확대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