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개·옥수수차 대신 '보리차·홍차'…마시는 차 달라졌다 왜?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3.06.0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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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개차, 옥수수차 등 기능성 강조 제품은 성장세 둔화

서울 한 대형마트에 보리차 음료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서울 한 대형마트에 보리차 음료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국내 RTD(Ready To Drink·바로 마실 수 있는) 차음료 시장이 소매 판매 기준 3000억원을 넘어섰다. 시장 확대를 이끈 것은 보리차와 홍차였다. 그동안 시장을 주름 잡았던 헛개차와 옥수수차는 성장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숙취해소, 피부미용 등 기능성을 강조했던 차음료 시장 트렌드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RTD 차음료 시장 연간 판매액(오프라인 판매점 기준)은 3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9.4%(약 270억원) 증가했다.



차 성분별 매출 규모를 보면 보리차와 홍차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보리차는 전년동기 대비 10.9% 증가한 76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비교 제품군 중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보리차는 2020년 헛개차를 밀어낸 이후 3년 연속 차음료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홍차는 전년동기 대비 52.8% 성장한 6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헛개차(620억원)와 옥수수차(531억원)을 제치고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헛개차와 옥수수차의 매출 신장률을 각각 1.6%, 3%에 그쳐 전체 시장 성장률을 밑돌았다. 보리차와 홍차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된 것.
헛개·옥수수차 대신 '보리차·홍차'…마시는 차 달라졌다 왜?
그동안 헛개차는 숙취해소용으로 인기를 끌었고 옥수수차는 '브이라인' 광고로 인기를 끌며 피부미용 기능성이 강조됐다.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헛개차는 저녁 술자리가 줄어 든데다 컨디션 등 숙취해소제의 제품 다변화로 수요 확대에 차질이 생겼다. 옥수수차도 마스크를 쓰던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성장이 정체된 이후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이를 대신해 보리차가 차음료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카페인이 없고 다른 차와 달리 이뇨 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며 수분 보충이라는 음료 본연의 목적에 부합해 소비층이 두터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다 매출 브랜드는 웅진식품의 '하늘보리'로 1999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10억병에 달한다. 2017년 출시한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도 최근 누적 판매량 3억5000만병을 돌파하며 보리차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양사의 보리차 시장 점유율은 75%가 넘는다. 앞서 동서, 롯데, CJ 등 경쟁사가 보리차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모두 5% 내외 점유율에 그쳤다.


홍차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블렌딩 티 인기가 높아졌고, 위스키나 소주 등 고도주에 섞어 마시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매출이 급증세를 탔다. 립톤 등 전통적인 홍차 외에도 우롱차, 녹차 등 다양한 블렌딩 티가 홍차류에 편입돼 시장 규모가 커진 측면도 있다.

2020년 출시한 웅진식품 '티즐'은 첫 해 900만병 이상 판매됐고 최근까지 누적 판매액은 210억원이 넘었다. 2021년 출시한 동원F&B (36,700원 0.00%)의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는 누적 판매액 270억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차음료 시장의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숙취해소, 피부미용 등 기능성을 강조한 차음료보다 물 대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보리차나 주류와 섞어 마시는 홍차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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