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찍은 그회사 '폐암 신약만 4개'…목표는 '제2의 렉라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6.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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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찍은 그회사 '폐암 신약만 4개'…목표는 '제2의 렉라자'


유한양행 (71,000원 ▼500 -0.70%)이 '제2의 렉라자' 발굴을 본격화했다. 국내 암 분야 권위자 김열홍 고려대 의대 종양혈액내과 교수를 R&D(연구개발) 전담 사장으로 영입한데 이어 4298억 규모의 폐암신약 후보물질 'JIN-A04' 도입 계약을 맺었다. 특히 이번에 계약을 맺은 제이인츠바이오는 'JIN-A04' 외에도 3개의 폐암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에 이은 추가 신약후보물질 도입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이인츠바이오는 'JIN-A01'과 'JIN-A02', 'JIN-A03', 'JIN-A04' 등 총 4개의 폐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JIN-A04'는 유한양행이 최근 도입을 결정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이 적응증으로 경구용으로 개발 중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2~4%는 HER2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돌연변이의 90%는 엑손 20 삽입이다.

환자 수는 많지 않지만 아직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한 경구용 치료제가 없어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유한양행은 이 같은 희소성과 혁신성에 주목해 'JIN-A04'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JIN-A04' 전임상 연구결과는 지난 4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포스터로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시험관시험(In vitro) 연구에서 'JIN-A04'는 정상 세포주에서는 활성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비소세포폐암의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 세포에 대해 강력한 효능을 보였다. 생체내시험(In vivo) 연구에서도 강력한 억제 활성과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JIN-A02'는 제이인츠바이오가 보유한 폐암 신약후보물질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을 승인받아 관련 임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올해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유한양행의 렉자라 등으로 비소세포폐암을 치료한 후 나타날 수 있는 C797S 돌연변이 등을 표적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이 밖에 'JIN-A01'과 'JIN-A03'은 각각 EGFR과 HER2의 엑손20 삽입 돌연변이, EGFR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한다. 모두 전임상 단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들 4개 폐암신약 후보물질 중 'JIN-A01'와 'JIN-A02'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과 이광호 한국화학연구원 박사가 개발한 물질로 2021년 제이인츠바이오로 도입됐다. 특히 조 센터장은 유한양향의 렉라자 임상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같은 연결고리를 통해 유한양행이 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JIN-A04'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는게 업계 후문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신약후보물질 도입에 앞서 제이인츠바이오에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2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14.8%를 보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제2의 렉라자' 발굴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말이 나온다. 렉라자는 국내 31호 신약이자 향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이번 'JIN-A04' 도입은 유한양행이 제2 렉라자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한 지난해 6월 20일 창립기념식 이후 첫 결과물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항암 파이프라인을 추가 확보해 제2, 제3 렉라자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도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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