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항공 국제회의에서도 빛난 K-열풍

머니투데이 최민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장 2023.06.08 03:45
글자크기
최근 세계 최대 항공분야 국제회의 중 하나인 '글로벌 이행지원 심포지엄(GISS)'이 서울에서 열렸다. 3년여 팬데믹의 긴 터널을 뚫고 본격적으로 항공교통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점에서 의미가 컸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주관하고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GISS는 지난해부터 기존 ICAO가 주관하던 3개의 국제회의를 하나로 통합·개최됐다.

올해 회의 참가자는 등록 인원 기준 지난해 이스탄불 회의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정부·국제기구 외에도 공공기관, 항공사, 학계 등 항공산업의 관련 기관들이 총 출동해 등록 인원만 1100여명이 넘었다. 엄숙한 회의라기보다 마치 케이팝(K-POP) 콘서트 같은 항공 축제를 연상케 했다. 우리 정부와 항공산업 대표 기관, 기업체들이 제도 수립과 정책 운영, 신기술 개발 등으로 축적한 경험을 총망라해 선보이면서 유럽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 참석자들한테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 상용화를 추진 중인 도심교통항공(UAM) 부문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공항운영 방식은 많은 국가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았다.



한국에 대한 참석자들의 관심은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그동안 전세계 항공산업에서 한국이 미치는 영향력과 위상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2001년 ICAO 이사국 뽑힌 이후 전 세계 항공정책의 집행의 결정·감독, 항공 국제기준의 제·개정안 채택, 국제항공분쟁 의 중재·조정 등 중요한 항공산업 의사결정에 참여해왔다.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등에 업고 양대 공항공사도 성과를 거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ICAO, 미국 엠브리리들대학, 한국항공대학교와 글로벌 항공 전문가 교육과정을 만들기로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도미니카공화국·인도네시아·앙골라 항공당국과 만나 해외 사업을 타진했다.

산업적인 성과뿐 아니라 ICAO가 추구하는 산업 성평등 부문에서도 좋은 호응을 받았다. 국토부는 이번 행사 기간 중 ICAO가 지속가능성의 중점에 두고 있는 성평등계획(GEI)의 일환으로 캄보디아, 카메룬, 과테말라, 요르단 등 개도국 여성 15명을 초청했다. 이들을 위해 국제 기준 공항운영 안전교육프로그램(SMS)을 따로 개설해 교육과 교류의 자리를 만들었다. 이번 GISS에 참여한 주요국의 항공청장 등 7명의 여성 지도자들과 개도국 교육생간 대면 간담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항공전문지식 외에도 여성리더십에 대한 멘토링의 기회를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사안을 실행하는 자리가 됐다.



한국은 ICAO 8연임 항공이사국으로서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운영능력과 경험, 미래 신기술에 대한 투자 그리고 성평등 가치 실현에 대한 시도까지 의미가 있었다. 이번 행사는 분명 한국이 ICAO 이사국으로 한 단계 높은 단계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케이팝 가수들처럼 항공산업 분야에서도 더 많은 'K-전문가'들이 진출해 활약하는 날도 머지 않았다.
최민아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장최민아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장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