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에 궁금한 것 세가지 #신비주의 #실생활 #원빈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2023.06.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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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브/사진=웨이브


'신비주의 대명사'로 불리는 배우 이나영(44)이 오랜 공백을 깨고, 4년 만에 복귀했다. 신작 '박하경 여행기'와 마찬가지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이나영 여행기'를 들려주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선생님 박하경(이나영)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작품.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이종필 감독과 손미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이나영은 2019년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긴 공백기를 보내고 있던 터. 그는 "박하경 자체가 짜여지지 않은 캐릭터이고, 구성과 시나리오가 담백해서 너무 좋았다. 미드폼 콘텐츠에 소재도 편하게 접할 수 있고 이래저래 저한테는 완벽한 작품이었다"라고 마음을 움직인 이유를 밝혔다.

남편인 배우 원빈 역시 '박하경 여행기' 출연을 적극 추천했다고. 이나영은 "남편이 '박하경 여행기' 대본을 봤을 때부터 워낙 같이 좋아해 줬다. 저한테 잘 맞는 작품이라고 얘기해 주더라. 공개되고 함께 시청할 때도 잘 어울린다고 해줬다"라고 말했다.



'박하경 여행기'를 마친 이나영은 "'내가 왜 이러지?' 싶을 정도로 희한한 감정을 느꼈다"라고 특별하게 추억했다. 그는 "8부작 중 박하경이 우는 신은 단 두 장면뿐이었는데 계속 울컥해서 감정을 덜어내야 했다. 찍을 때는 내가 왜 눈물이 나는지 몰랐다. 시도 때도 없이 안에서 뭐가 올라오더라. 선우정아, 한예리, 그리고 길해연 선배님 등 상대역 눈만 봐도 울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NG가 나곤 했다. 캐릭터가 정해진 경계가 없으니까 공감이 많이 됐나 보다. 그래서 제가 '박하경 여행기'를 '사람 이야기'라고 표현하는 거다. 규정지은 게 없으니까 정말 사람 대 사람, 순수한 교감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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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은 '박하경 여행기'에서 춤과 노래 등을 시도,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전에 없던 모습으로 화제를 더했다. 유튜브 채널 '방탄TV'의 토크쇼 '슈취타'(슈가와 취하는 타임)에 출연, MBC '무한도전' 이후 무려 10년 만에 예능 나들이를 가졌다.


그는 "슈가의 '사람'이라는 노래를 즐겨 들었다. 제가 '사람'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 곡에선 '스며드는 사람' 이런 가사가 들리는데 좋더라. 슈가와 은근히 공감 가거나 비슷한 부분이 굉장히 많아서, 서로 이야기가 꽤 잘 통했다. '슈취타'는 슈가도 있지만 '사람 민윤기'를 만나고 온 기분이었다. 슈가가 진행도 잘하고 무척 고마웠고 재밌는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데뷔 후 처음으로 '왓츠 인 마이 백'(What's in my bag), 가방 속 소지품까지 탈탈 털어 오픈한 이나영. '박하경 여행기' 홍보 일환으로 패션 화보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자연인 이나영'의 실생활의 단면을 공개했다.

이나영은 "지금 만신창이다. 보시다시피 저는 별게 없다. 사석에서 제 얘기를 많이 하고 집에 가면 '왜 이렇게 말을 많이 했지? 내가 뭐라고' 그 느낌을 받는 편이라 어디 가서 제 얘기를 잘 안 한다. 그 가방 영상 공개 후 며칠은 '어떡하지?' 그랬다. 작품 얘기 말고 다른 걸 말하면 허한 느낌이 드는 편이다"고 귀엽게 애로사항을 토로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4년 만에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며 남다른 소회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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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수식어가 '신비주의'. 사생활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아니다. 저는 정말 다 비슷비슷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잘 모르시니까, 막연하게 신비주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라며 답답해했다.

공백기가 길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는 없다. 미래 계획은 안 한다. 거하게 생각 안 하고 그때그때 제가 할 수 있는 것들, 잘 맞아떨어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다양한 장르물도 욕심나고 뭐든 다 열어놓고 있다. 텀을 규정짓는 건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나영은 "어떤 걸 결정하고 행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기다리는 시나리오가 있어도 나와봐야 아는 거니까. 타이밍이 맞는다면 바로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편 원빈의 9년째 휴식기에 대한 질문에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이나영은 "곧 나오시겠죠(웃음). 남편도 시나리오를 열심히 보고 있다. 작품에 관심이 많고 좋은 영화를 보면 부러워하곤 한다. 좀만 더 기다려달라. 나올 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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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하경처럼 여행을 즐긴다며, 소소한 일상을 전했다. 이나영은 "박하경처럼 사라져 버리고 싶다기보다 저는 고민이 생길 때 수다로 해결한다든지 여행을 떠난다. 가족여행을 자주 간다. 최근에도 경주에 다녀왔다. 경주는 몇 년 전부터 다니는 가족여행지다. 갈 때마다 편안함이 있고 가만히 있어도 좋다. 남편과 다녀도 사람들이 아무도 못 알아본다. 펑퍼짐한 트레이닝복에 안 튀게 하고 다닌다. 휴게소 같은 곳에서 옆에 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그는 "옥상에 올라가서 맥주 한 캔 마시기, 멍 때리기를 하며 힐링한다. 사실 대부분은 영화 보기다. 영화로 치유되고 영화로 스트레스가 풀린다. 영화 보는 게 유일한 취미다"라며 따뜻한 미소로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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