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씨는 2021년 6월 동생(30대)을 경기 구리 왕숙천 주변으로 데려가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씨는 범행 전 동생에게 술이 섞인 음료수를 마시게 하고 천변으로 데려간 뒤 수면제를 약이라고 속여 먹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범행 당일 "동생이 실종됐다"고 신고했지만, 동생과 연락이 끊겼다는 시점에 두 사람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재판 과정에서 이씨는 "동생을 천변에 유기했을 뿐이지 살인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실족 등으로 물에 빠지면서 입을 수 있는 타박상, 찰과상 등이 부검 결과 드러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스스로 물에 빠져 사망에 이르렀을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이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씨가 직접 동생을 물에 빠뜨렸다는 증거가 없고 동생이 스스로 실족해 물에 빠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유기치사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혈육인 동생을 살해하려는 악성과 잔혹함이 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며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할 다른 동기가 있다는 점에 대한 증명도 없다"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술과 수면제 때문에 깨어나지 못할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법의학·약리학 교수의 감정의견서를 토대로 대법원에 상고장을 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살인 혐의는 범죄 증명이 없다고 봐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잘못이 없다"고 2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