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고혈압 환자, 특히 젊은 고혈압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701만 명으로 2017년의 약 602만 명보다 16.5%포인트 증가했는데, 그중 20대와 30대에게선 각각 44.4%와 26.6%씩 증가해 평균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게 확인됐다.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신진호 교수는 "이렇게 젊은 고혈압 환자의 증가가 더 우려스러운 건 2030 고혈압 환자의 고혈압 질환 인지율이 19%로 매우 낮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가정에서 스스로 혈압을 측정해 관리하려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가정 내에서 지속적인 혈압 측정의 어려움, 데이터 관리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 자가 혈압 측정의 한계가 존재한다. 신 교수는 "개인별 혈압 관리를 위해선 경계성 고혈압 유무, 야간 고혈압과 아침 고혈압 발생 유무, 혈압 강하(Dipping) 여부 등에 대한 정보가 충분해야 한다"며 "그래야 어떤 약제(용량 등)를 선택하고 어떤 치료를 시행할지에 대한 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혈압계는 혈압을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연속 측정을 통해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추후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가 혈압 측정으로 '숨은 고혈압' 환자를 발견하는 것에 더해, 앞으로는 고혈압 환자가 혈압 수치 변화를 스스로 관찰해 자기 행동을 바꾸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루 시간별 혈압 데이터를 계속 쌓고, 다른 생체지표와 연관성을 파악하면서 생활 습관을 기록하고 관리 방법까지 제시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게 신 교수의 조언이다.
신 교수는 "젊은 나이에 고혈압을 진단받았다고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만성질환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꾸준히 관리해 나가면 자신의 건강상의 약점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평생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저염식, 채소 위주의 식습관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자가 혈압 측정을 생활화하면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