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헌, 父와 8년 절연한 사연…"늘 서로 욕하던 부모님, 상처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3.06.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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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코미디언 오지헌이 부모 이혼 후 가출해 8년간 아버지와 절연하고 지낸 사연을 밝혔다.

지난 2일 밤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오지헌과 그의 아버지 오승훈 씨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오지헌은 고등학교 3학년 때 가출해 8년 동안 아버지와 절연하고 지냈다고 밝혔다.

오승훈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아들이 공부할 시점인 고2~고3때 가정에 문제가 생겨서 제대로 못 해준 게 항상 미안했다"며 "고3 아들을 챙겨줘야 하는데 (엄마가) 없으니까 아들과 내가 둘이 살았다"고 설명했다.



오지헌은 "아버지도 고생하셨다. 가정적인 성향이 아니지만 잘 못하시지만 열심히 노력하셨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어느날 오지헌은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렸다고.

오지헌은 가출한 이유에 대해 "고3 때 어머니가 집 나가시고 아버지와 지냈다. 아버지가 저한테 조언들을 했는데 말투가 세서 듣기에 오해할 수 있는 말들이 많았다. 그게 상처가 됐다"고 밝혔다.


오승훈은 아들이 가출했을 때의 심경에 대해 "처음에는 괘씸했다. 난 아들에게 못되게 군 것이 없어서 놔두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지헌이 가출한 후 이들 부자는 8년간 절연한 채로 지냈다. 오지헌은 "사실 (아버지를) 찾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개그맨 초창기라 한참 바빠서 연락할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승훈은 "살만 하니까 안 오는 거라 생각했다. 부모는 자식에게 언제든지 열려있지 않나. 그런데 아들이 안 왔고, 나도 구태여 찾을 필요 없었다. 본인이 편한대로 할 걸 생각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연결이 안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오승훈은 이혼한 이유에 대해 "가정보다는 내 목표가 더 중요했다. 나는 뭐든지 하면 죽기 살기로 한다. 그러다보니 아내 입장에선 힘들지 않나. 그러다보니 갈등이 생겼고 집에만 오면 자꾸 싸움만 났다. 아이들 있으면 밖에 나가서 싸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 더이상은 못 살겠더라. 나는 아들이 성인이 되면 이혼하려고 했었다. 그쯤 되면 아이들이 판단할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려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대해 오지헌은 "(아버지께)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어느날 아내가 '당신 부모님이 안 버린 것만으로도 감사하라'고 하더라. 아내도 어린 시절 힘든 기억이 있는데 키워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라는 얘길 하더라"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그러나 오지헌에게 어린시절 부모의 다툼은 상처로 남아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서로에게 비난을 하는 걸 듣고 자랐다. 그게 너무 힘들었다. 나는 중간자 입장인데 어머니는 아버지를 욕하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욕했다. 그걸 듣는 자녀의 입장에서는 상처이지 않냐"며 힘들었던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서로 안 맞을 수 있지만 그건 부모들의 생각이고 아이들 입장은 다르지 않나. 아이들은 상처를 많이 받는다. 아무리 잘나고 못나도 부모이지 않나. 부모님은 부모님이다"라고 말했다.

오지헌은 고3 때 돌연 가출한 이유에 대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심적 여유가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고3 끝나고 어머니가 집을 나가시고 아버지와 둘이 있어야 했다. 누나는 러시아 유학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는 노력을 많이 하셨지만 아버지와 1년 생활하면서 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성적이 많이 안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그 성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조언을 해주셨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제 마음으로는 아버지와 도저히 함께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기숙학원에 보내주셨고, 거기서 1년 재수를 해서 학교에 갔다"고 말했다.

아버지에게 집 나가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이야 어느 정도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지만 그때는 아버지께 감히 얘기를 못할 상황이었다"며 무력감에 빠져 의견조차 말할 수 없었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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