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다녀왔는데, 꽉 막힌 도로서 또 소변이…'이것' 마시면 도움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3.06.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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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99) 급박뇨(절박뇨)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손기정 일중한의원장손기정 일중한의원장


외부 기고자 - 손기정(한의학 박사) 일중한의원장
산으로 들로,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하지 못했던 나들이 여행이 봇물이 터지듯 한다. 동창회, 각종 동호회, 친지 모임, 결혼식까지 주말 고속도로엔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즐기는 중장년층을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이 바로 소변 문제다. 그중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요의가 느껴지는 '급박뇨(절박뇨)'는 일상에서 극심한 불안과 불편을 느끼게 한다.

외출 전에 단단히 준비해 화장실을 다녀왔어도 버스·지하철에 올라타는 순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마려운 경우가 있다. 그런 하면, 어렵게 화장실을 찾아 볼 일을 보고 난 후에도 금방 요의가 느껴질 게 두려워 자꾸만 화장실 위치를 찾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미처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속옷을 적신다.



필자가 만난 한 여성 환자는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고 싶은데, 10~20분마다 계속 소변이 마려워 도저히 이동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얼마나 힘들고 불안하면 이 정도일까 하는 생각에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다.

방광질환이 있거나 남성 전립샘 질환 환자들이 겪는 여러 유형의 배뇨장애 가운데 삶의 질을 가장 많이 떨어뜨리는 게 급박뇨다. 절박뇨라고도 불리는 급박뇨는 조금의 여유도 없이 참기 어려운 소변 장애다. 급박뇨는 남성의 전립샘비대증, 만성 전립샘염의 주요 증상이다. 특히 여성은 과민성 방광 환자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소변 이상 증세로 꼽힌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의 기능이 과도하게 민감해져 강하고 갑작스럽게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이다. 증세가 악화하면 제어하지 못해 속옷에 소변을 지리는 절박성 요실금의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검사해도 증상을 일으킬 만한 염증이나 세균 감염, 다른 기저 질환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원인을 알 수 없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지속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과민성 방광을 하나의 증후군으로 부르기도 한다.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를 고립시켜 일상에서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극도의 불안, 자신감 저하, 수치심이 대표적이며, 과민성 방광 환자는 정상인보다 우울증 발생 빈도가 3배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민성 방광으로 인한 급박뇨는 부교감신경을 억제하고 소변을 자주 보지 않게 하는 항콜린제, 평활근이완제 등 약물 치료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원인에 대한 치료라기보다는 증상 완화의 목적이 크다. 끊임없이 재발하면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장기 복용의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악순환에서 탈출하는 관건은 기능이 떨어진 방광의 탄력을 회복하고 자율신경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동의보감 의전을 근거로 자연 한약재를 배합한 축뇨탕은 방광의 탄력성을 되살리고 신장·간장·비장 등 배뇨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장기들의 기능을 개선한다. 배뇨장애 중에서 한방 치료의 반응이 비교적 빠르고 효과적으로 나타나는 게 과민성 방광 증후군으로 인한 급박뇨 증세다.

비만이 있는 경우 급박뇨(절박뇨)를 야기하는 과민성 방광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과체중인 분들은 체중 조절을 위해 식이요법과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또 만성적인 기침은 방광 자극 증상을 악화하므로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흡연자는 금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변을 장시간 습관적으로 참는 습관은 방광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평소 자주 화장실을 가는 분들은 나들이 철에 가장 피해야 할 게 이뇨 작용이 강한 카페인 음료 섭취다. 커피·홍차·탄산음료가 대표적이다. 대신, 평소 빈뇨증상이 심한 경우 하부의 기(氣)를 상승시키고 수분 배출 억제 효과가 있는 인삼차를 연하게 끓여 미리 준비했다가 이동 중에 마시면 도움 된다. 방광을 자극하는 맵고 짠 음식도 가급적 줄이는 게 좋다. 술은 수분이 많은 데다 염증성 질환인 전립샘염·방광염을 더 악화할 수 있어 급박뇨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은 모임·나들이 때 아예 금주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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