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의료 AI…딥노이드, 올해 매출 100억 성과로 노 저을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06.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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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의료 AI…딥노이드, 올해 매출 100억 성과로 노 저을까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의료 AI(인공지능)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의료 AI 시장의 성장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부 기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구가하면서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루닛과 뷰노, 제이엘케이가 나란히 이달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딥노이드만 유독 지난 2월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4개 기업 중 시가총액도 가장 낮다. 딥노이드가 의료 AI 기업으로 시장의 주목도를 높이려면 눈에 띄는 사업적 성과를 확보해야 할 것이란 평가다.



2일 증시에서 딥노이드 (7,700원 ▲260 +3.49%)는 전일 대비 830원(8.16%) 오른 1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다른 의료 AI 기업과 비교하면 사정은 다소 다르다. 루닛, 뷰노, 제이엘케이와 비교하면 최근 1년간 저점 대비 주가 상승률이 딥노이드가 가장 낮다. 더구나 딥노이드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의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이다.



딥노이드는 2021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의료 AI 전문 회사다. 의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딥러닝' 기반 AI 플랫폼을 의료기관 등에 공급한다. 의료 현장에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질환 조기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딥노이드는 특히 개방형 의료 AI 플랫폼을 지향해 각 의료진이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특정 질환을 분석하거나 진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 딥노이드의 주요 제품은 의료 데이터 AI 분석·진단을 위한 '딥에이아이'(DEEP:AI), AI 솔루션 개발과 활용을 위한 도구인 '딥파이'(DEEP:PHI) 등이다.

하지만 딥노이드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영향으로 예상보다 시장 침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2억원으로 IPO(기업공개) 당시 추정한 49억원에 못 미쳤다. 영업손실은 62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2021년 88억원, 2022년 53억원으로 2년 연속 자기자본의 50%를 넘었다. 딥노이드는 기술성장 특례 상장 회사라 자기자본의 50% 이상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이 올해까지 유예된다. 내년부터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의 50% 이상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딥노이드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이 2억원을 밑돌며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국내 증시 의료 AI 대장주라 할 수 있는 루닛이 올해 1분기 1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한 상황과 대조적이다. 루닛뿐 아니라 뷰노와 제이엘케이 모두 올해 1분기 매출액이 각각 17억원,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급증했다.

딥노이드는 IPO 때 2023년 매출액을 103억원으로 추정했다. 예상대로라면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담보되고, 내년부터 이익 구조를 갖출 수 있다. 결국 올해 딥노이드가 얼마나 사업화 성과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시장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딥노이드 관계자는 "최근 주가 상승은 AI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며 "해마다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올해는 특히 주요 사업이 하반기 몰려 있어서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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