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조원 실탄 쥔 SK온, 수율 걸림돌 넘어…올해 흑자전환 넘본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3.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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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를 찾은 관람객이 SK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3.03.15.[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를 찾은 관람객이 SK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3.03.15.


SK온이 지난해 말 이후 7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투자 여력에 대한 우려가 줄어드는 가운데 숙제로 지적됐던 해외 생산 효율도 높아졌다고 자체 분석했다. 자금부족과 실적 개선 지연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킬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12월부터 7조64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 1조2000억원을 시작으로 △MBK컨소시엄 1조500억원 △SNB(사우디국립은행)캐피탈 1900억원 △모회사 SK이노베이션 2조원 수준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차입도 순조롭다. 지난달 24일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로부터 1조2000억원, 기아로부터 8000억원을 빌렸다. 또 유로본드 발행을 통해 약 1조2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하며 상반기 자금조달 목표를 달성했다. 유로본드는 SK온이 글로벌 채권시장으로부터 자금을 모은 첫 사례였다. SK온의 해외 신규 공장 투자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



SK온은 현재 한국과 미국, 중국, 헝가리에서 연간 88GWh인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25년에 최소 220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7.6조원 실탄 쥔 SK온, 수율 걸림돌 넘어…올해 흑자전환 넘본다
수율도 끌어 올렸다. SK온은 헝가리·중국 공장 수율은 90% 이상, 미국 공장은 80% 이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SK온의 수익성 악화 요인의 핵심은 수율 문제였다. SK온의 수율은 경쟁사에 비해 저조한 70~80%에 머물렀다. 이는 사업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증설한 미국과 헝가리 공장에서 수율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공장은 포드 사고 이후 생산을 중단했지만 지난 3월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섰다.


생산능력 역시 목표치를 상회한다. SK온의 지난 1분기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86.8%)보다 9.3% 상승한 96.1%였다. SK온은 지난 1분기 3조3053억원의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신규가동을 시작한 공장들로 인해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배터리 판매량 증가와 신규 공장 수율 향상으로 영업이익률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흑자전환 시점을 앞당긴다면 시장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IRA(인플레이션방지법)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 혜택이 이르면 올 2분기부터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변수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셀 35달러/kWh, 모듈 10달러/kWh)을 받을 수 있는 법 조항이다. SK온 미국 공장 연간 생산량이 10~15GWh에 달하면 AMPC 수혜 금액은 최소 600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도 SK온이 올해 안에 흑자전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자금조달 논란에 마침표가 찍혔고, 수율도 향상된 점이 반영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1일 SK온이 배터리 사업에서 1424억원의 적자를 보지만 5415억의 AMPC 혜택을 받아 흑자를 볼 것이라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SK온이 3280억원의 흑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봤다. 올해 배터리 사업의 경우 3440억원의 적자를 보겠지만 AMPC 혜택이 672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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