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남겨진 B군에겐 지옥같은 나날이 시작됐다. 결국 2020년 6월 1일 오후 7시25분. 충천남도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의 한 아파트에서 당시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B군(당시 9살)이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던 중 심정지 상태로 의식을 잃게 됐다.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원은 심정이 상태였던 B군을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이틀 뒤 결국 숨을 거뒀다. B군의 사인은 심정지 및 다장기 부전증으로 알려졌다.
A씨는 B군을 가방 안에 가둬 놓고 3시간 동안 외출을 다녀오기도 했으며, B군이 가방 속에 용변을 보자 더 작은 캐리어 속에 넣었다고 한다. A씨는 애초 B군을 가로 50cm·세로 70cm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다시 가로 44cm·세로 60cm 크기 가방에 감금한 것.
가방 안에 갇힌 아이는 '숨이 안쉬어 진다"고 호소했지만 A씨는 가방 속에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넣는 잔인한 행동까지했다. 아이가 가방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치자 A씨는 가방에 체중(75kg)을 실어서 아이를 짓누르기도 했다. 또 A씨는 B군이 갇힌 가방 위로 자신의 친자녀 2명과 올라가 뛰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 전 학대 받아와…몸무게 고작 23kg

사건 발생 한달 전인 5월5일에 B군의 울음 소리에, 이웃 주민들이 B군의 가정에서 가정폭력이 의심된다고 신고를 한 적이 있었다. 병원에 입원한 기록에 따르면 당시 B군의 온 몸에 오래된 멍 자국과 담뱃불 자국이 있었고, 머리 부분이 2.5cm 가량 찢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때 경찰은 병원으로부터 가정폭력이 의심된다는 정황을 신고 받아 해당 혐의로 B군의 부친과 A씨를 조사했지만, 아이는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학대로 보이지만 원가정 보호 조처한다"는 결론을 내려서다. 귀가 후 적절한 모니터링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아동보호법으로는 B군의 사망을 막지 못했고, 해당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이때라도 아이와 가정이 분리됐더라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B군과 계모의 친자 간의 몸무게 차이도 컸다. 사망 당시 B군의 몸무게는 23kg으로 평균적인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의 무게 31kg에 못 미치는 무게인 반면, 계모의 친아들 몸무게는 약 40kg이었다.
계모 징역 22년→25년...친부도 징역 1년4개월 선고2020년 6월 29일. 검찰은 A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2020년 9월 16일 1심 법원은 A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살인 혐의를 인정하며 형량을 늘려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성씨가 피해자에게 한 행동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하다. 피해 아동이 캄캄한 공간에서 겪었을 끔찍한 고통과 공포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상고했다. 결국 2021년 5월11일.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살인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1심 법원은 친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아동 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과 아동 관련 기관 및 시설 취업이 5년간 제한됐다. 2021년 7월, 2심 법원은 친부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