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숨고르기에도 반도체 줍줍한 외국인…"하락시 비중확대"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6.0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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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경기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증시 조정보다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반도체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95포인트(0.31%) 하락한 2569.17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업종 위주로 외국인 수급이 집중되며 지난 한 달 간 코스피 지수는 3% 가량 상승했지만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국내 수출지표 부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차익매물 출회로 인한 주가 조정 등이 이날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전 발표된 우리나라 5월 수출액은 522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도 최근 주가가 급등한 엔비디아, AMD, 퀄컴 등 반도체 종목이 대거 조정을 받으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증시 조정에도 외국인은 여전히 반도체를 담았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887억원, SK하이닉스 124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가 10억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은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562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3823억원 순매도했다.



오전에 2%대 하락 출발했던 SK하이닉스 (174,000원 ▼5,800 -3.23%)는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에 1.57% 상승 전환하며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77,100원 ▼1,500 -1.91%)는 전일 대비 500원(0.7%) 하락한 7만9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NAVER (183,000원 ▼700 -0.38%), 포스코퓨처엠 (288,500원 ▼8,500 -2.86%), 셀트리온 (176,800원 ▼2,700 -1.50%), SK이노베이션 (107,800원 ▼2,200 -2.00%) 등이 2%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376,500원 ▼8,500 -2.21%)은 2.5% 하락했고 현대차 (251,000원 ▼1,500 -0.59%)기아 (115,800원 ▼400 -0.34%)도 각각 1.2%, 1.9%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대형주가 주춤하자 시장의 시선은 중소형주로 옮겨갔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6.84포인트(0.8%) 오른 863.7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539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63억원, 150억원 순매도했다.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237,000원 ▼8,500 -3.46%)은 0.2% 상승한 반면 에코프로 (110,000원 ▲6,600 +6.38%)는 0.1% 하락해 혼조세였다.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는 악템라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약과 유사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하면서 2~3%대 상승 마감했다.

엔터주는 희비가 갈렸다. JYP Ent. (67,400원 ▼700 -1.03%)(JYP엔터)는 미국 리퍼블릭 레코드와 협력으로 글로벌 걸그룹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이날 주가는 4.3% 올랐다. 반면 에스엠 (84,400원 ▼800 -0.94%)은 엑소의 주축 멤버인 백현, 시우민, 첸이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7.2%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6원 내린 1321.6원에 거래를 마쳤다.

'5월엔 팔아라'라는 징크스를 깨고 상승세를 이어가던 증시는 6월 들어 다소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에 경기둔화 우려, 미국발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 등의 요인이 더해진 영향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6월에도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상당수가 이달 코스피 지수 상단을 2650~2700선으로 제시했는데 조정이 있더라도 코스피 2400선을 바닥으로 판단하면서 '적극적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선행 이익이 반등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익 상향조정에 따라 증시는 숫자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부진한 경기와 주가 상승 간의 괴리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반등세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실물경제는 서비스 비중이 큰데 제조업 사이클이 먼저 하락한 후 6~12개월 뒤에 서비스 침체가 나타나면서 디커플링이 생겼다"며 "IT버블 붕괴때도 경기침체는 2001년3월 나타났지만 증시는 이미 반등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업종은 반도체 등 앞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저점 통과가 가시화하면서 코스피 2500선 초반에서는 주도주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매수를 권고한다"며 "2024~2025년 실적 레벨업이 기대되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조선, 방산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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