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전망한 7~9월 엘니뇨 발생 가능성은 80%다. 엘니뇨는 태평양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1950년 이후 23번 발생했는데 절반 가량이 여름에 발생했다.
엘니뇨가 발생한 해는 농작물 작황이 나쁘다. 일정한 기온과 일조량, 강수량이 뒷받침돼야 하는 농작활동에 이상기후는 최악의 불청객인 탓이다. 일례로 우리의 경우 18~20도에서 작황이 좋은 배추 농사에 엘니뇨는 매우 불리한 환경을 만든다. 특히 국내 식품기업의 김치는 국내산 배추만을 쓰기 때문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식이다. 종가 김치를 제조 판매하는 대상 관계자는 "15년전 대비 배추농가 재배면적이 40% 수준으로 낮아졌고 재배인구의 노령화로 생산성도 낮아졌다"며 "하우스 재배를 연구 중이지만 아직까지 환경 변화에는 취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국제 설탕 가격이 수요 증가와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 2023.4.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식품기업들은 수확시기를 앞당기거나 대체 생산지를 찾는 등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예측이 쉽지 않고 효과도 크지 않아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가격인상 계획은 시나리오에 포함시키고 있지 않지만 엘니뇨가 글로벌 농산물 가격을 끌어올리면 또 한번 가격인상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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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산지 다변화와 원료 선도구매, 안전재고 확보, 대체원료 개발을 통해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이상기후 상황에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SPC는 밀이나 신선채소를 많이 사용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수입다변화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낵류의 3분의 1을 감자 원료로 하는 오리온의 경우 원재료 공급이 제한적이다. 현재 수입감자는 병해충 유입 우려와 국산농가 보호 등의 이유로 미국과 호주 특정 주만 수입을 허용한다. 식물방역법은 감자 외에도 벼, 당근, 가지, 고추, 감, 토마토 등을 수입 금지 식물로 지정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감자는 국산 60%와 수입 40% 비중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수입제한으로 원료 다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작황이 나빠져도 대체재가 없고 해상운임도 높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온두라스 AFP=뉴스1) 김예슬 기자 = 2015년 6월2일(현지시간) 엘니뇨 여파로 가뭄이 닥쳐 온두라스 로스 로렌스 저수지가 말라붙었다. 과학자들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라니냐가 소멸하고 엘니뇨가 찾아와 2023년 전례 없는 폭염이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06.0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