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위안화의 국제화, 어디까지 왔나

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2023.06.02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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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의 China Story]위안화의 국제화, 어디까지 왔나


위안화의 국제화는 위안화를 국제 기축통화의 하나로 만들려는 중국 정부의 핵심정책 중 하나다. 미국과의 기술패권 전쟁에선 숨 막히는 경쟁을 벌이지만 통화패권에선 어떨까. "어림없다"는 의견과 "갈수록 달러화를 위협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다. 어디까지 와 있을까.



위안화의 국제화는 무역거래와 자본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정도'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무역거래에선 위안화 결제가 빠르게 확대된다. 중국과 무역거래의 경우 2021년만 해도 15%를 밑돌았는데 2022년에는 25~30%까지 급상승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 요인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러시아 축출'을 첫 번째로 꼽는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의 일환이었는데 러시아 기업들이 달러결제가 어렵게 되자 러시아에 우호적인 중국의 위안화로 바꾸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국영회사 가스프롬이 중국 석유회사와 거래의 절반을 위안화로 결제하기로 한 게 대표 사례다.

둘째,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초강세로 달러조달 비용이 급증한 점도 주요인 중 하나다. 달러강세만큼 달러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달러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그 자리를 위안화가 대체하고 있기 때문. 지난 3월 브라질은 중국과 무역거래(자본거래 포함)에서 위안화로 결제키로 합의했고 4월엔 아르헨티나가 중국에서 수입할 때 위안화로 결제키로 했다. 또 태국은 연말까지 위안화를 통한 무역결제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셋째, '페트로 위안'으로 80년 가까이 지속된 '페트로 달러' 체제를 흔드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페트로 달러'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원유수출국이 보유한 오일달러로 에너지의 엄청난 중요성을 고려할 때 달러패권의 핵심축 중 하나다. 2000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최대 원유수입국이었지만 이젠 중국이다. 사우디 원유의 25%를 중국이 살 정도다, 지난해 12월 중국과 걸프만협력회의(GCC)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우디는 대중국 원유수출에서 위안화 결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트로 위안'의 물꼬가 터진다면 '달러패권 균열'과 위안화 입지의 격상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자본거래에선 무역거래에서와 달리 위안화 결제감소로 되레 '역주행'한다. 지난해부터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본토주식, 채권에 대한 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미중갈등에다 중국의 대러시아 협력,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 등이 그 배경이다. 중국이 러시아의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에 대출을 해줬다는 점을 들어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 채권을 매각한 사례도 나왔다. 그동안 중국 투자를 늘린 해외 투자자들이 대부분 미국·유럽 투자자였던 점도 대중투자가 역풍을 맞는데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비중이 하락하지만 중국 리스크 때문인지 위안화 대신 여타 '신흥국 통화'가 그 자리를 메꾸는 점도 관심을 끄는 사항이다.

현재 세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거래비중은 2022년 기준 3.5%로 달러, 유로화, 엔, 파운드화에 이어 5위다. 단기적으론 차이나 리스크로 어렵지만 5~10년의 중장기적으로는 미중갈등이 완화된다든지 어떤 이유로든 미중의 포지션 변화가 생기면 달러, 유로화에 이어 3위의 국제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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