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국제화는 무역거래와 자본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정도'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무역거래에선 위안화 결제가 빠르게 확대된다. 중국과 무역거래의 경우 2021년만 해도 15%를 밑돌았는데 2022년에는 25~30%까지 급상승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 요인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러시아 축출'을 첫 번째로 꼽는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의 일환이었는데 러시아 기업들이 달러결제가 어렵게 되자 러시아에 우호적인 중국의 위안화로 바꾸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국영회사 가스프롬이 중국 석유회사와 거래의 절반을 위안화로 결제하기로 한 게 대표 사례다.
셋째, '페트로 위안'으로 80년 가까이 지속된 '페트로 달러' 체제를 흔드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페트로 달러'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원유수출국이 보유한 오일달러로 에너지의 엄청난 중요성을 고려할 때 달러패권의 핵심축 중 하나다. 2000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최대 원유수입국이었지만 이젠 중국이다. 사우디 원유의 25%를 중국이 살 정도다, 지난해 12월 중국과 걸프만협력회의(GCC)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우디는 대중국 원유수출에서 위안화 결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트로 위안'의 물꼬가 터진다면 '달러패권 균열'과 위안화 입지의 격상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재 세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거래비중은 2022년 기준 3.5%로 달러, 유로화, 엔, 파운드화에 이어 5위다. 단기적으론 차이나 리스크로 어렵지만 5~10년의 중장기적으로는 미중갈등이 완화된다든지 어떤 이유로든 미중의 포지션 변화가 생기면 달러, 유로화에 이어 3위의 국제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