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아니라 현실…탄소 '62억톤' 포집 없이는 미래도 없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이세연 기자 2023.06.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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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탄소포집 오디세이 ①앞다퉈 뛰어드는 탄소포집

편집자주 연료를 땔 때 나오는 탄소만 포집해서 땅 속 깊은 곳에 묻는다. 공상과학이 아니다. 전 세계가 검증을 끝내고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떠올랐다. 앞으로 10년 안에 '뉴 노멀'이 될지도 모르는 기술. 탄소포집이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꿈의 기술'이 아니라 '현실의 기술'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사업이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넷제로(탄소순배출 0)가 인류 최대의 숙제가 되며 탄소포집 추진속도는 더 빨라지는 중이다.

7일 글로벌탄소포집연구소(GCCSI)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전 세계에서 상업운영하고 있는 CCS(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는 총 30개고, 포집 용량은 연 4258만톤(t)이다. 탄소포집은 에너지 연소 및 산업공정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모아 지층 깊은 곳에 저장(CCS)하거나, 자원화해 활용(CCU)하는 기술이다.



탄소포집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갈 길은 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탄소포집 없이는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IEA는 탄소포집 규모가 2030년 연 12억톤, 2050년 62억톤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비 28~145배에 달하는 사업 확장이 필요한 셈이다.

탄소포집 프로젝트는 최근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2020년 9월 기준 글로벌 CCS 프로젝트 추진 사례는 총 63개(상업운영 26개, 건설 중 3개, 개발단계 34개)였다. 지난해 9월에는 이 수치가 194개(상업운영 30개, 건설 중 11개, 개발단계 153개)로 3배 이상 늘었다. 프로젝트가 모두 현실화한다고 가정할 때 탄소포집 용량은 연 2억4397만톤이다. CCS보다 미래기술로 불리는 CCU 역시 70여개의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권이균 한국CCUS추진단 단장은 "과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전 세계적인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며 "주관적으로 봤을 때 시장 확장이 5년은 앞당겨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 2030년 정도에는 꽤 큰 글로벌 마켓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미와 유럽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 글로벌 CCS 상업운영의 60%(18개, 연 2400만톤) 수준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이뤄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1996년 탄소포집 상업운영을 처음 시작한 이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이밖에도 일본, 중국, 중동, 호주 등 거의 모든 지역의 국가들이 탄소포집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각국은 세제혜택 등과 같은 방식으로 민간 사업자들의 탄소포집 사업을 밀어주고 있다.

한국도 뛰기 시작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최근 탄소포집 목표치를 기존 1030만톤에서 1120만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2050년까지 탄소포집 기여도를 8~12%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등 주요 그룹들 역시 팔을 걷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포집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장소를 국내에 마련할 수 있다면 탄소포집 사업이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여타 선진국 수준의 세제혜택 및 보조금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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