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이어 엑소…"20년 노예계약" SM 갈등 또 터졌다 [종합]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2023.06.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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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JYJ, EXO-CBX(엑소 첸백시) /사진=머니투데이 DB, 뉴스1그룹 JYJ, EXO-CBX(엑소 첸백시) /사진=머니투데이 DB, 뉴스1


지난해 데뷔 10주년을 맞았던 그룹 엑소(EXO)의 멤버 백현, 시우민, 첸이 "노예계약"을 주장하며 SM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SM, 노예계약 강요" VS "불순한 외부세력의 불법적 행위"
(왼쪽부터) 엑소 백현, 시우민, 첸 /사진=머니투데이 DB(왼쪽부터) 엑소 백현, 시우민, 첸 /사진=머니투데이 DB
1일 스타뉴스에 따르면 백현, 시우민, 첸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린의 이재학 변호사는 세 사람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사이의 전속계약 관련 부당성에 대한 공식입장문을 발표하고 '노예계약'을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SM은 종래 12년~13년이 넘는 장기 계약을 아티스트들과 체결한 뒤, 이 같은 기간도 모자라 다시금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해 무려 최소 17년 또는 18년 이상에 이르는 장기간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는 등 극히 부당한 횡포를 거듭 자행하고 있다"며 "적지 않은 연습생 기간까지 포함한다면 20여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SM이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아티스트에게 이른바 노예계약 맺기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아티스트들은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M 측은 공식입장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외부 세력이 당사 소속 아티스트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전속계약을 위반하거나 이중계약을 체결하도록 유인하고 있다"며 "불순한 외부 세력의 불법적인 행위"라고 밝혔다.

H.O.T.→동방신기도 갈등…계약 최대 7년 표준계약서 도입
= 1세대 아이돌 H.O.T.가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17년 만에 '2018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 콘서트(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를 열고 화려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1996년 데뷔한 H.O.T.는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의 총 5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으로, 총 다섯 장의 정규 앨범 모두가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솔트이노베이션 제공) 2018.10.14/뉴스1  = 1세대 아이돌 H.O.T.가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17년 만에 '2018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 콘서트(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를 열고 화려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1996년 데뷔한 H.O.T.는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의 총 5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으로, 총 다섯 장의 정규 앨범 모두가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솔트이노베이션 제공) 2018.10.14/뉴스1
그러나 SM의 이같은 아티스트와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1년, 영원할 것만 같았던 10대들의 우상 H.O.T.(에이치오티)는 불공정 계약의 의혹을 제기하며 소속사와 대립했다. 이재원, 토니안, 장우혁은 팀을 탈퇴해 JTL을 결성했고, 문희준과 강타는 SM에 남으면서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소원' VIP시사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소원' VIP시사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후 2009년, 동방신기로 활동하던 김재중과 박유천, 김준수는 "SM의 전속계약 내용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들은 13년에 달하는 장기 계약 및 SM의 불공정 계약으로 피해를 봤다며 전속 계약 무효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SM 측은 이듬해 "계약이 유효함을 확인하고 멤버들이 활동을 중단해 생긴 손해액 22억을 지급하라"며 청구 소송으로 맞섰다.

이들은 장장 3년 4개월간 법정분쟁을 지속했고, 결국 임의조정으로 갈등을 일단락했다. 80만명에 달하는 팬클럽 회원 수를 자랑했던 5인조 동방신기는 그렇게 JYJ와 2인조 동방신기로 나뉘었다.

특히 동방신기 사태가 큰 파장을 낳았던 만큼, 이후 연예계에는 연예인과 기획사가 맺을 수 있는 계약 기간을 최대 7년으로 규정한 표준계약서가 도입되기도 했다.

가수 노민우가 20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엠넷 예능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로벌 밴드가 되기 위해 THE G TOWER(더 지 타워)에 모인 밴드들의 혹독한 생존게임을 그린 프로그램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오늘(20일)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엠넷 2022.07.20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가수 노민우가 20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엠넷 예능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로벌 밴드가 되기 위해 THE G TOWER(더 지 타워)에 모인 밴드들의 혹독한 생존게임을 그린 프로그램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오늘(20일)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엠넷 2022.07.20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2015년에는 배우 겸 가수 노민우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노민우 측은 "일방적인 전속계약연장합의를 통해 총 17년에 이르는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며 "17년이라는 노예계약에 묶여 있던 것도 문제지만, 이에 저항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그때부터 SM이 매니지먼트사로서 해야 할 모든 지원활동을 멈추었다. 어렵게 SM에서 탈출하여 독립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자 모든 방송사에 노민우의 출연을 막았다. (노민우는) 소위 'SM식 복수 방법'의 최초 피해자였다"고 주장했다.

SM 측은 "노민우가 트랙스를 임의로 탈퇴했음에도 위약금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연기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각종 관리를 지원했다"고 반박했고, 대법원은 "노민우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SM엔터테인먼트 /사진=뉴스1SM엔터테인먼트 /사진=뉴스1
H.O.T.부터 동방신기, 노민우, 엑소 백현·시우민·첸까지. 표준계약서가 도입한 후에도 아티스트와 SM 간의 계약 분쟁은 잊을 만하면 다시금 발생하고 있다.

SM 측은 이번에 발생한 엑소 백현·시우민·첸과의 분쟁에 대해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팬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M과 세 사람이 원만하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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