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생산·수출·재고 '4중고'에 처한 고려인삼 탈출구는 어디?

머니투데이 음성(충북)=정혁수 기자 2023.06.0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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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가 지난 달 31일 충북 음성 본원에서 마련한 '인삼산업 발전과 소비 활성화' 학술 토론회에서 이창형 농식품부 사무관이 정부의 인삼산업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가 지난 달 31일 충북 음성 본원에서 마련한 '인삼산업 발전과 소비 활성화' 학술 토론회에서 이창형 농식품부 사무관이 정부의 인삼산업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세계 최고라고 하는 고려인삼이 소비·생산·수출 부진에 재고 증가까지 겹치면서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층의 외면도 인삼산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이유중 하나다. 인삼산업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성 식품제도 변화에 따른 인삼제품 개발 전략과 함께 국가전략산업으로서의 인삼산업 육성 방안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촌진흥청은 인삼 소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달 31일 충북 음성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에서 정부 연구기관, 생산자 단체, 산업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함께 한 가운데 '인삼산업 발전과 소비 활성화'라는 주제로 학술 토론회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이창형 사무관(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은 '인삼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2022~2026년)' 발표를 통해 정부의 인삼산업 성장기반 조성 노력을 소개했다.

정부는 △생산기반 확충 △유통·가공 활성화 △소비 확대 및 수출역량 강화 △제도·기반 정비 등을 통해 30%(2021년)에 불과한 인삼 계약재배 비율을 2026년 50%까지 확대하고, 인삼류 수출규모도 2억3000만불(2021년)에서 4억불(2026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부용 차의과대 교수는 '건강기능성식품 제도 변화에 따른 인삼 제품 개발 전략'을 소개하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 △소분·포장 등을 통한 제품 다양화 등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연구개발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세명대 임병옥 교수가 지난 달 31일 충북 음성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에서 열린 '인삼 산업 발전과 소비 활성화' 학술 토론회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인삼산업 육성 의지를 촉구하고 있다.세명대 임병옥 교수가 지난 달 31일 충북 음성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에서 열린 '인삼 산업 발전과 소비 활성화' 학술 토론회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인삼산업 육성 의지를 촉구하고 있다.
임병옥 세명대 바이오제약산업학부 교수는 인삼산업 위기 원인으로 △인삼산업 발전을 주도할 컨트롤 타워의 부재 △국내 소비와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한 노력 부족 △인삼 경작면적 감소 △원료삼 안전성 확보 문제 등을 꼽았다. 또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등 건강대체식품이 증가하고, 코로나19로 외국관광객 급감에 따른 소비감소 등으로 인삼재고량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임 교수는 인삼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책으로 현재 농식품부(1차제품)와 보건복지부(2차제품)으로 이원화 돼 있는 인삼산업 행정을 농식품부로 일원화하고, '인삼·약용작물산업 진흥원'(가칭) 설립을 통해 생산·가공·유통·연구·정책 등 관련 산업을 총괄·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인삼(특용)계를 '인삼(약초)산업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학술 토론회에서는 이 밖에 △한국인삼공사 글로벌연구소 이윤범 소장(인삼 글로벌 시장 트렌드 및 고부가 인삼 제품 개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유진 연구사(우리 생활 속 삶&삼(蔘)) △한국외국어대 남수미 박사(인삼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 및 의의) 등 인삼 소비 확대 전략과 인삼의 문화, 역사적 우수성에 대해 발표했다.


우리나라 인삼 소비량은 1인당 한 해 300그램(g) 정도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건강 기능성 식품 다양화로 소비가 정체·감소하는 추세다. 수출은 2억 7000만 달러(2022년 기준)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물량 확대를 겨냥한 가격 덤핑판매 등 논란이 적지 않다.

정부와 사단법인 한국인삼협회 등은 2026년 인삼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에 있다. 인삼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인삼의 문화, 역사적 우수성을 바탕으로 수출 확대는 물론 국내 소비도 증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경미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소비자의 목소리를 담아 인삼 수출과 소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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