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조수행(오른쪽 2번째)이 31일 창원 NC전에서 2회 말 김주원의 잘 맞은 타구를 펜스 앞에서 잡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조수행의 수비 장면.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조수행은 3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두산의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조수행은 올 시즌 39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선발 출전 횟수는 12번에 그쳤다. 대수비로 15번, 대주자로 10번 나오는 등 교체로 출전한 경기가 더 많았다. 특유의 빠른 발로 도루를 8개 기록했지만 타율은 0.177에 그치는 등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조수행은 수비에서 하이라이트 필름을 잇달아 제조했다. 2회 말 두산 선발 곽빈은 이닝 시작과 함께 제이슨 마틴에게 안타, 권희동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고 2사 후에도 도태훈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조수행의 수비 장면.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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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행의 호수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마틴이 오른쪽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이번에도 조수행이 완벽한 타이밍에 슬라이딩하며 공을 글러브 안에 집어넣었다. 이후 NC가 박세혁의 2루타와 서호철의 3루타가 연이어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수행의 이 수비는 실점을 한 점으로 막아낸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날 두산은 8회 터진 박계범의 결승포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한 점 승부가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수행도 승리에 큰 지분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승엽 감독 역시 여러 타자들을 제치고 "1점 차 승부에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보여준 조수행을 칭찬하고 싶다"며 "두 장면 모두 그림같은 호수비였다. 박수를 보낸다"며 극찬을 보냈다.
경기 후 조수행은 "연패 끊는 데 보탬이 돼서 기분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2회 호수비 장면에 대해서는 "2사 만루였는데, 맞는 순간 홈런으로 생각했다. 뒤로 뛰었는데 안으로 들어오더라"면서 "점프라도 해서 잡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회 마틴 타구를 잡아낸 것과 비교하면) 두 장면 중엔 아무래도 실점을 막은 2회가 더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호수비로 팀을 구했지만 조수행은 오히려 실수했던 부분을 마음에 더 담아뒀다. 그는 "두 상황에 대한 만족보다는 4회 서호철의 3루타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어떻게든 잡았더라면 (곽)빈이에게 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족하지 않고 아쉬운 걸 곱씹으면서 더 완벽한 수비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는 수비는 물론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조수행.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