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높다지만 실상 돈 버는 자는 많지않다. '잘 나가는' 크리에이터는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는데, 플랫폼인 유튜브는 얼마나 벌어들일지 짐작이 안된다. 구글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2201억원이지만, 수조원에 달하는 구글플레이 매출은 싱가포르 법인에 귀속되는 탓이다. 넷플릭스도 한국서 정확히 얼마를 버는지 모르지만,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 유일한 '흑자'다.
그런데 유료방송도 넉넉치 않다. 작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약 3625만명으로 상반기 대비 0.67% 늘었다. 가입자 수 증가율 0%대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IPTV 1위 사업자인 KT의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가장 큰 위험요소는 결혼을 안 해서"라고 진단했다. 집에서 TV를 보는 사람이 늘지 않는다는 것. 유료방송은 지상파와 CJ 등 콘텐츠사를 향해 '콘텐츠 재송신료'를 깎아달라고 요구한다.
이들도 힘들다. 지상파3사는 '시청률 하락→광고 수입 급감→프로그램 제작 투자 역량의 추락'이라는 악순환에 빠졌다. MBC가 '피지컬 100' 등 콘텐츠를 넷플릭스 독점으로 공급하는 실정이다. 지상파와 견줄만한 콘텐츠 사업자인 CJ ENM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연초부터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최근 시청률이 저조한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개그맨 이경규는 '시청률이 저조할 땐 어떻게 하면 좋냐'는 질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폐지"라고 답했다. 돈 버는 자는 따로 있고, 못 버는 자들의 혈투만 격화되면 답은 정해져 있다. 정부는 K-콘텐츠의 '과실'을 나눌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