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택은 37경기에 출장해 타율 0.137(73타수 10안타) 3타점 4득점 9볼넷 29삼진 OPS(출루율+장타율) 0.414를 기록 중이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출장 기회를 받으며 KIA의 안방을 책임졌다. 올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공격보다는 투수 리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14일 주효상과 자리를 맞바꾸며 1군으로 콜업된 포수 신범수가 있다. 올 시즌 신범수는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9(28타수 7안타) 3타점 2득점 6삼진 OPS 0.656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5월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착용한 뒤 계속해서 중용되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타석에서 자세와 근성이 좋다. 기대감이 들게끔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수비 쪽에서도 프레이밍과 블로킹 등이 다른 포수들 못지않게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달 30일 경기에서는 생애 첫 3안타 경기를 완성하기도 했다. 1일 KT와 홈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됐지만,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건 신범수였다.
그렇다면 현재 KIA의 주전 포수는 누구일까. 김 감독은 1일 광주 KT전이 취소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마주해 "KIA의 주전 포수는 현재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지금 많이 나가는 사람이 주전"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좋은 사람이 주전이다. 딱히 누구를 꼽는다기보다는, 그래도 솔직히 경기는 (한)승택이가 제일 많이 나갔다"면서도 "지금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가 주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확실하게 누구를 꼽기는 어려울 것 같다. 퓨처스팀으로 내려간 (주)효상이도 컨디션이 올라올 수 있다. (김)선우(2021 2차 9라운드 84순위 지명)도 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가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KIA의 주전 포수라고 하면, 김 감독의 언급대로 경기에 가장 많이 출전했던 한승택을 떠올릴 법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신범수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팀 내 건전한 경쟁 체제가 펼쳐졌다. 여기에 사령탑도 사실상 '주전은 없다'고 못을 박으며 무한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김 감독의 강단 있는 결단이 경쟁을 통해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셈이다.
김 감독은 경기가 없었던 지난달 29일 대거 5명(주전 1루수 황대인, 클로저 정해영,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 좌완 불펜 김대유, 내야 유망주 윤도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충격 쇄신 요법'을 띄우기도 했다. 당연히 2군으로 향한 선수들과 1군에 남아있는 동료들 모두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을 터다. 이후 팀은 2연승을 거뒀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또 한 번 강단 있는 결단이 팀에 상승 작용을 일으킨 셈이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쇄신하는 건 선수들의 마음가짐에 달린 일"이라면서 "엔트리 교체는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제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뛰는 것 같다.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이 1군 선수라 생각하고 구성해왔다. 부진이나 부상 등으로 인한 교체가 아니라면 지금 선수들로 시즌을 꾸려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KIA는 22승 22패(승률 5할)로 NC와 공동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 3강(LG-SSG-롯데) 구도는 견고하지만, 모든 팀이 현재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가 주전이다." 사령탑의 공언대로 포수뿐만 아니라, KIA 선수들 모두 '보장된 자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더욱 각성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공교롭게도 이제 KIA는 부산으로 이동해 3위 롯데와 운명의 주말 3연전에 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