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도 많은데 뭐하러?"…대학교 안 가는 美청년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3.05.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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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시장 호황으로 저학력 근로자 수요가 늘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청년들이 줄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임금 수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하워드대학교 졸업생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졸업축사를 듣고 있다./AFPBBNews=뉴스1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하워드대학교 졸업생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졸업축사를 듣고 있다./AFPBBNews=뉴스1


매체는 미국 노동부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고등학교 졸업생 중 대학 진학률이 62%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66.2%에 비해 4%포인트 넘게 줄어든 수치다. 미국의 대학 진학률은 2009년 70.1%로 최고를 찍은 바 있다.



대학 진학률이 낮아진 건 미국이 구인난을 겪으면서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는 청년층 일자리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젊은층을 선호하고 대학 학위를 요구하지 않는 식당과 테마파크 등 접객업 일자리는 지난 한 해 전체 일자리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또 건설, 제조, 창고 관리 등에서도 여전히 구인난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청년층 실업률은 떨어지고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달 16~19세 근로자 실업률은 70년 만에 최저인 9.2%까지 줄었다. 또 2019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비스업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30%가량 상승해 같은 기간 전체 근로자 임금 상승률인 20%를 웃돌았다.



반면 빅테크와 월가 은행들 같은 대기업들은 허리띠 졸라매기 차원에서 감원과 고용 동결 등을 진행해 대학교 졸업생들은 구직 불확실성에 부딪히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팬데믹 이후 노동력 부족을 겪는 고용주들은 근로자 유치를 위해 더 나은 혜택과 임금을 제공하고 있다며, 고령화와 이민자 유입 둔화 속에 블루칼라 노동자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런 현상이 앞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구인·구직 플랫폼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학 졸업장 없이 취업할 수 있고 상당한 임금 인상이 기대된다면 반드시 대학에 진학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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