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AFPBBNews=뉴스1
미국은 튀르키예가 나토의 '전략적 적'에 해당하는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자국 전투기 수출을 막아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튀르키예는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미국은 튀르키예에 F-35 전투기 판매를 금지하고, 이 전투기 공동 개발 프로그램에서도 튀르키예를 퇴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튀르키예는 서방과 반서방 사이에서 미묘한 중립 외교를 펼치고 있다. 나토 회원국이지만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4월 기존 입장을 바꿔 튀르키예 의회가 회원국 중 마지막으로 핀란드의 나토 비준안을 가결했지만 스웨덴의 가입은 아직도 반대하고 있다. 스웨덴이 튀르키예 최대 안보 위협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옹호한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통화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딜'을 제안했지만, 무기 거래가 튀르키예의 친러 행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디언은 "무기 판매조차도 (블라디미르) 푸틴으로부터 에르도안을 떨어뜨려 놓지 못할 것이다. 튀르키예는 지난달 러시아의 재정 지원과 기술로 건설된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했고, 푸틴은 튀르키예가 러시아 가스의 유럽 허브가 될 것이라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튀르키예는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의향이 없고, 미국 역시 에르도안의 친러 행보를 우려해 튀르키예에 대한 2차 제재를 시행할 뜻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