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흑전…제일약품, 창사 이래 첫 '신약효과' 본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5.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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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흑전…제일약품, 창사 이래 첫 '신약효과' 본다


제일약품 (16,800원 ▼50 -0.30%)이 신약 효과에 힘입어 올해 2년 연속 영업적자 고리를 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창사이래 첫 신약 해외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이 손익계산서에 반영되며 연간 실적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는 것. 이 같은 기술수출료 반영은 일회성이지만, 내년부터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과 당뇨치료 개량신약의 국내 허가도 연이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신약 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결과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자스타프라잔'(개발 코드명 JP-1366)을 중국 제약사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에 기술수출한 계약에 따른 계약금 200억원이 1분기 손익계산서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약품 1분기 실적이 개선된 배경이었다.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제일약품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6.2% 증가한 19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2억원, 145억원이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35억원, 당기순손실 44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특히 8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영업손실은 9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창사 이래 처음 체감한 신약 효과에 회사 내부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인 신약 개발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강하며 신약개발 전략을 이끌고 있다"며 "신약개발을 위해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8~2020년 3년간 제일약품의 R&D 투자는 200억원대에 머물렀다. 매출 대비 투자비중도 3.5%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2021년 투자비가 390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500억원에 육박하게 됐다. R&D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2021년 정기 주총에서 제일약품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대표 한상철 사장은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며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글로벌에서 통하는 혁신신약 허가 및 출시를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스타프라잔은 위식도 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PPI(프로톤펌프저해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 후보 약물이다. P-CAB 제제는 PPI 약물과 달리 위산에 의해 활성화될 필요없이 직접 칼륨 이온과 결합한다. 식사 여부와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하고 기존 치료제 대비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서 선호도가 높다. 2017년 보건복지부의 첨단의료기술개발 신약개발지원 과제로 선정돼 약 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신약효과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이 반등하자 올해 연간 실적도 2년만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IR협의회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신약 기술수출에 따라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연간 영업이익 131억원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1분기 기술수출 계약금 실적 반영은 일회성이지만, 신약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일단 이번 기술수출 계약금 200억원 외에 자스타프라잔의 개발과 허가, 상업화 등 진행 상황에 따라 약 1450억원의 기술료가 단계별로 나눠 유입될 수 있다. 개발 및 허가 과정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자스타프라잔 기술수출에 따른 추가 이익 발생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자스타프라잔이 국내 허가돼 출시되면 이에 따른 판매 이익도 발생한다. 자스타프라잔은 현재 임상 3상 단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거쳐 내년 국내 출시를 한다는게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목표다. 당뇨 치료 개량신약 'JLP-2008'도 임상 3상 단계로 내년 출시가 예상된다.

항암 신약 도전도 진행 중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중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네수파립'을 난소암 환자 대상으로 임상 2상 진행중이며, 지난해부터 췌장암에 대해서도 임상 1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파프(PARP)와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 기전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로 1세대 파프 억제제로 치료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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