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는 29일 KBO를 통해 황대인, 정해영, 숀 앤더슨, 김대유, 윤도현의 1군 엔트리 말소를 발표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부상 혹은 기타 이슈가 아닌 자신감 회복을 위한 2군행이었다.
지명 당시 많은 기대를 받은 우타 거포 유망주였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안치홍 이후 KIA에서 6년 만에 나온 1라운드 지명 신인 야수였다. 나쁘지 않은 콘택트 능력과 파워로 중장거리 타자로서 잠재력이 보였다. 하지만 좀처럼 재능을 만개하지 못했고 국군체육부대(상무)를 통해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황대인의 문제는 늘 비슷했다. 자신만의 타격 플랜을 세워놓고 들어가도 매번 생각이 많았다. 생각이 많을 때면 어느샌가 불리한 볼 카운트에 놓이고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태에서 방망이를 휘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타격감을 이어 나가다가도 어떠한 계기로 삐끗하면 부진에 빠지는 기복 있는 활약이 이어졌다.
그가 부진에 빠졌던 5월 중순 광주서 만난 조승범 KIA 전력분석 코치는 "(황)대인이는 타이밍이 뺏긴 상태에서 타격을 하다 보니 안 좋은 볼이나 본인이 생각하지 않은 공에 어이없게 죽는 일이 많다. 그래서 항상 본인이 잘하는 것을 하라고 주문한다. 가장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코스에 집중하라고 조언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 노림수를 찾지 못하는 것은 황대인만 겪는 문제는 아니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형성하고 타격 스타일을 정립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더러, 만들었다 해도 생각이 많아지면 쉽게 슬럼프에 빠진다.
조 코치는 "우타자는 (상대적으로)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궤적의 공이 많다 보니 좌타자보다 적응이 힘들 수밖에 없다. 어차피 스트라이크존 안쪽과 바깥쪽 모두를 잘 치는 타자는 KBO리그에 드물다. 그래서 자기가 어느 코스에 강한지 어느 계열의 구종에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지 본인이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황)대인이나 (변)우혁이는 타격 포인트가 앞에 있어야 하는 타자들이다. 장타를 만들어야 하는 타자들이기 때문에 정확한 타격포인트를 앞에 두고 확실한 코스에서 쳐 공을 띄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에게 점점 핑계가 없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리그의 대기만성형 우타자들은 차츰 지금 황대인의 나이쯤부터 자신만의 타격 스타일을 정립, 1군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함께 퓨처스리그 타격왕 경쟁을 하던 상무 동기 문상철(32·KT 위즈)처럼 좀 더 늦게 잠재력을 터트릴 수도 있으나, KIA에는 이미 나이 어린 경쟁자들이 성장하고 있어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당분간 황대인은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다. 그 기간이 10일이 될지 한 달이 될지는 본인에게 달렸다.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는 KIA의 우타 거포는 남은 시즌 반전 활약을 보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