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쿰에 위치한 피닉스 시멘트 공장. 오른쪽 트레일러를 통해 폐기물업체가 수거한 생활쓰레기와 산업쓰레기가 순환자원저장창고로 옮겨진다./사진=지영호 기자
지난달 22일 토어스턴 코츠워(Thorsten Kotzur) 피닉스 시멘트 빌딩엔지니어가 이같이 말하자 방문단 내에서 '우와' 하는 작은 탄성이 나왔다. 피닉스 시멘트 공장은 독일의 중소도시 베쿰에 있는 연간 5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하는 소규모 공장이다.
그는 "유연탄 사용은 0(제로)"라며 "연간 6만5000톤의 대체연료가 대신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츠워씨는 "동일 규격을 유지하는 것이 대체연료의 에너지 효율을 유지하는 핵심"이라며 "공급처마다 1주일마다 규격에 맞게 일정하게 공급하는지 체크하고, 기준에 맞지 않으면 다시 가져가 분쇄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있는지도 점검하고 있지만 건강에 이상을 미칠만한 물질이 들어오는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시멘트는 현존하는 최적의 건설 재료다. 석회석, 사암, 점토, 철광석 등 4가지 재료를 145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완전히 새로운 '클링커'라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를 분쇄해 물과 혼합하면 높은 경도의 '콘크리트'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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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관계자가 R&D 센터에서 개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독일은 글로벌을 선도하는 유럽 시멘트 산업 내에서도 특히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는 나라다. 독일 시멘트업계가 탄소중립 주요 방안으로 설정한 순환자원 재활용은 1980년대부터 시작했다. 시멘트 제조시 천연원료나 연료(벙커C유, 유연탄) 대신 석탄재, 폐타이어·폐플라스틱 등을 사용해 석회석 원료를 용융시켜 시멘트를 생산해 왔다. 이런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유연탄 사용 제로'라는 탄소중립에 가장 근접해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독일 시멘트산업도 반제품인 클링커 양을 조절해서 공정배출을 다소 줄일 수 있지만 더 이상의 여력이 부족해지며 한계상황에 다다른 것도 사실이다. 티센크루프 폴리시우스사 기술부문 총괄책임자인 우웨 마스(Uwe Mass)는 "시멘트 콘크리트의 완전 탈탄소화를 달성하려면 새로운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며 "시멘트·콘크리트산업 전체 벨류체인에 맞춰 기존 방식(순환자원 재활용 등)과 새로운 감축 옵션(CCUS·탄소 포집 사용 저장 기술) 병행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료로 사용될 쓰레기가 컨베이어밸트를 통해 공장 내부로 옮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