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살아나느냐"…올해 '상저하고' 경기에 붙은 조건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박광범 기자 2023.05.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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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반도체 초격차 지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3.4.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반도체 초격차 지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3.4.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는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흐름을 자신하고 있다. 다만 경기 반등을 이뤄내기 위한 전제 조건이 붙는다. 중국 경제 회복,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등 대외 여건과 맞물려 반도체 수출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



29일 머니투데이 분석 결과 IMF(국제통화기금)·OECD(경제협력개발기구)·한국은행 등 국내외 기관 10곳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종전 1.7% 수준에서 최근 1.4%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소비 심리 냉각 등이 요인이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 하락 등 비관적인 상황 속에서도 상저하고 경기 흐름을 내다보고 있다. 전제조건은 3·4분기 내 반도체 수요의 저점 통과에 따른 수출 회복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상반기 경기보다 하반기가 좋아진다는 예상은 변화가 없다"며 "중국 경제는 내수가 서비스 중심으로 소비가 이어지는데 그런 것들이 지나가고 정보통신기술(IT) 수요도 회복되면 전반적인 세계 시장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성장률을 각각 0.8%, 1.8%으로 전망했다. 한은 또한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며 하반기 성장폭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반도체 경기와 관련 "지난해 말과 올해 초만 해도 3분기 정도가 저점일 것이란 전제가 많았는데 지금은 4분기 정도로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다든지 해외의 돈이 들어오는 것도 반도체 경기에 대한 저점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도체가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지난해 수출금액 기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6%, 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44%다.

올 상반기까지 반도체 수출 흐름은 좋지 않다. 전년동월 대비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40.5%)까지 줄었다.

올해 전반적인 무역 상황도 좋지 않다. 4월 무역수지 적자는 26억5000만달러로 1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는 295억48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적자(477억8500만달러)의 62%에 달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경기에 치명타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물량 10% 감소는 국내총생산(GDP)을 0.78% 감소시킨다고 분석됐다.

이날 한은은 '2023년 5월 경제전망: 우리나라 반도체 수요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반도체 경기 회복이 중국의 스마트폰 소비와 미국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스마트폰 소비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시차를 두고 회복되며 국내 반도체 경기 부진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는 일상 회복에 따른 대면 소비 확대 등으로 위축됐지만 디지털 전환, AI(인공지능) 서비스 확대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은 데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모바일 의존도가 커 여타 국가보다 반도체 경기 변동성이 큰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작은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모바일·수요 과점의 위험성이 높은 서버 중심에서 벗어나 자동차, AI 등으로 수요처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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